삼성그룹의 새해 경영목표는 고효율의 견실경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있다. 이를위해 적자및 중복사업의 정리를 기본방향으로한
사업구조재구축이 진전되고 있다.
이같은 구도에서 연초 삼성항공및 엔지니어링 중공업간에 부분적
영역조정이 있었다. 앞으로는 삼성전자와 전관으로 중복된
컴퓨터모니터사업은 전자로 묶을 계획이다. 이와함께 삼성전자의 쇼케이스
청소기 전동공구등의 생산품목은 자회사인 광주전자로 넘기기로 했다.
반면 대표적 중복사업인 삼성종합화학및 석유화학 제일모직의 유화사업과
삼성물산 제일모직의 의류사업은 통합의 실익이 없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커
조정대상에서 제외한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올해를 경영혁신의 전기로 삼고있다. 지난해말 전주제지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분리에 이은 창업이래 최대규모의 사장단인사를 통한
이건희회장의 친정체제구축,대규모 사업구조조정등 일련의 움직임에서 그
의지를 읽을수 있다.
삼성이 밝히고있는 올해 매출목표는 44조원. 지난해의 36조원보다 22%
늘어난 규모이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계열사별로 이달중순 전략회의를
갖고 확정지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모습"차원의 수치이다. 경영의 기본방침이 이익위주의
내실추구에 있고 크게 매출증대가 예상되는 부문이 없는 점등을 감안하면
40조원수준이 달성가능성을 염두에둔 사실상의 매출목표인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주력기업가운데 삼성중공업을 제외한 전자 종합화학을 비롯
매출기여효과가 큰 물산등 주요계열사의 대부분이 수출둔화 내수감퇴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고전할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컴퓨터부문에서
4백억원이상의 적자가 났으나 반도체수출이 호조를 띠어 이를 대부분
메꾸웠다. 가전부문도 상반기 대동구수출이 급증하면서 호황의 양상을
보였으나 하반기들어 내수수요감퇴 수출감소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같은 양상은 올해도 마찬가지일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영업력강화및 자동화에 올해 경영의 주안점을 두고있다. 동구및
중남미공장의 설비를 늘려 부가가치가 낮은 품목은 이전하고
전국주요도시에 물류센터를 짓는 한편 서비스인력 9백여명을
신규확보,유통시장개방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나 반도체이외 분야에서
영업이 크게 호전되기는 어려울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매출목표로
잡고있는 6조2천8백억원의 달성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종합화학은 매출목표를 하향조정하고있다.
공급과잉에 따른 국내외가격폭락에다 의무수출비중을 지키기위해서는
생산량감소가 불가피할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생산품목다양화를 위한
2기투자를 보류하는등 조기경영안정에 역점을 두고있으나 감가상각및
금융비용부담이 커 매출 4천5백억 5천억원에 1천5백억 2천억원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올해부터 KFP(차세대전투기)사업을 본격화하는 삼성항공은 방산사업이관
FA사업일원화등의 개편에 힘입어 어느정도의 수지개선을 기대하고있다.
그러나 카메라영업이 계속 부진하고 KFP사업을 위한 항공창건설에
약2천억원이 투입될것으로 예정돼있어 당분간 적자누적이 불가피하다.
최근의 성장세가 돋보이는 삼성중공업이 큰폭의 매출신장을 계획하고있다.
조선부문의 지속적인 호황으로 이부문에서만 30%가까운 성장을,신규사업인
건설부문에서 2천억원의 추가매출을 기대하는등 매출 2조원진입을
겨냥하고있다.
그룹차원에서 해를 넘긴 상용차사업진출,제일합섬등의 추가계열분리와
같은 과제도 있다. 삼성중공업이 발전설비사업참여 LNG선건조와 함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있는 상용차사업은 지난해 정부당국및 재계의
부정적분위기에 밀려 기술도입신고서 재제출을 보류했었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호전을 기다려 다시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제일합섬을 비롯한 호텔신라등의 추가분리는 올해안에 없을것 같다. 특히
제일합섬의 경우 새한미디어측의 강한 계열흡수의지에도 불구하고 도레이등
일본합작선과의 이견조정이 간단치 않고 종업원들의 반발이 무엇보다
심한것이 걸림돌이다. 그러나 새한측이 합작선과 직접 협의에 나서고 있고
삼성그룹측도 구태여 반대하지는 않을 계획인것으로 보여 멀지않아
계열분리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창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