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미대통령의 방한 3일간이 남긴것은 무엇인가. 경제분야에서 당초
두려워했던 미국의 시장개방압력은 예상되던 강도보다도 온건하게
우루과이라운드의 성공적타결을 위한 협력과 금융시장개방폭의 확대를
요구하는 선에서 끝났다. 이는 미국의 무역적자축소를 위한
미국상품시장의 개척이라는 부시대통령의 아태4개국순방목적이
대미무역수지에서 7억달러의 적자(91년)를 내기에 이른 한국의 경우에는
합당한것이 될수없다는것을 반영한다.
부시대통령이 여행출발에 앞서 천명했던 국내고용증대와 성장회복을위한
시장개방요구는 660억달러의 91년 미국무역적자중 전체적자의 3분의2에
해당하는 430억달러의 적자를 내게한 일본을 겨냥한것이어야 논리적으로
맞다. 결국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은 쌀의 개방을 특별히 내세우지않았고
국회연설에서 우루과이라운드의 성공적타결을 위해 예외없는 관세화를
규정한 "둔켈"안의 수용을 촉구하는 우회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의 제의에 노대통령이 "검토를 약속"하여 앞으로 금융시장개방폭
확대문제가 구체화된다는 것은 특기할 진전이라해야 할것이다.
그런분야는 연지급수입확대 재보험자유화 보험새상품인가간소화
국내진출외국증권사의 영업기금축소 해외여행규제철폐로
예상되고있는데,특히 연지급수입확대는 우리의 무역적자확대에 직결되는
문제로 정부측의 처리방향이 주목되고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주시해야할것은 미국제의로 통관 관세 공업규격
수입규제절차등 4개분야의 실무위원회로 구성되는 한미경제협의회를
설치운용케 됐다는것이다. 한미간의 이견으로 일어나기쉬운 통상마찰을
상설적협의채널을 통해 협력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무역자유화와 무역의
확대균형을 추구하려는 기구라지만 일본의 시장개방을 위한 압력채널구실을
했던 "미일구조협의회"같은 역할을 노리고 있는것이 아닌가 주목된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측이 얻은 한가지 수확은 취약한 우리기술의
선진화.보강에 도움이될 한미과학기술협정과 특허비밀협정이 체결된
점이다. 반도체 인공지능컴퓨터 전기자동차 고선명TV등 첨단기술분야의
기술도입 개발에 길을 열었다는점에서 이 협정체결은 긍정적성과로 꼽을수
있을 것이다.
안보외교분야에서 특기할것은 첫째 북한의 핵사찰.핵개발중지가 실현되어
북에 의한 핵위협이 완전히 제거될때까지는 주한미군의 계속주둔등 기존의
대한안보공약을 엄수한다는 미국의 입장이 재확인됐다는 점을 들수
있을것이다. 둘째로 앞으로 개선이 예상되는 미.북한관계는 북한이
서울과의 관계개선없이,또 미국이 한국과의 사전 협의없이 한국의
어깨너머로 시도되는 개선을 받아드들이 않는다고 못박고 인권문제의
개선을 대북한관계개선의 새조건으로 추가하는등 미국이 앞으로의
대북한정책을 명백히 한점이다. 특히 이러한 협력관계의 공고화를
부시대통령이 한한미양국관계라는 좁은 시각에서 보지않고
APEC(아태각료회의)를 주도하는 새로운 다자관계질서의 틀이라는 시각에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가 새시대의 문턱에 서있는 것처럼 새로운
동반자관계로 들어선 한미관계의 새출발을 의미하는것 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