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인력감축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사업확장에 맞춰 종업원 수를 매년 크게 늘려오던 대기업들이 현
수준에서 인원수를 동결하거나 오히며 줄이는 추세를 보임으로써 지난해
우리 산업이 잠깐 겪었던 인력난이 바로 구직난으로 이어질 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최근 사무 및 공정 자동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고 일부 업종에서는
인력난까지 겹쳐지자 충원 대신 자동화작업의 가속화와 관리부서 통폐합의
방법 등으로 경영난 타개에 나서고 있다.
*** 대우 등 일부는 이미 실질적 감원 착수 ***
이에 따라 대우그룹의 경우 지난해 자연감소를 포함한 퇴직인원이 모두
9천4백71명에 달한데 비해 신규채용은 5천4백85명에 그쳐 전체 인력이
지난 90년말의 9만6천1백78명에서 지난해말엔 9만2천1백92명으로
3천9백86명이 줄었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데다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운영시스템과 생산구조를 선진국형으로
전환해나가는 일이 시급해졌다고 지적, 올해부터 그룹의 운영을
소수정예주의로 바꿔나가기 위한 준비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선경그룹도 지난 한해동안 1천2백48명이 그룹을 떠난데 비해 신규채용
인원은 5백50명에 불과, 실질적으로 7백명의 감원이 이뤄졌다.
한편 삼성그룹의 경우 매년 20% 이상씩 인력을 늘려오던 것을 지난해에는
전년 수준으로 동결, 그룹사 전체인원이 90년말과 같은 18만명선에
머물렀다.
삼성그룹의 주력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 몇년 동안 종업원 수가 매년
20-30%씩 순증해왔으나 지난해에는 1천명 증가에 그쳐 90년말의
4만4천명에서 지난해말에는 4만5천명선에 머물렀으며 삼성물산도
90년말의 5천40명에서 지난해말에 5천1백50명으로 1백여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부 그룹에서 가시화된 이같은 감원작업은 다른 대기업들도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부적으로 진척시켜왔으며 특히 그룹의 주력업종을
중점육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산업구조 조정을 이뤄
인력절감 준비를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민간경제연구소와 기업 관계자들은 올해에도 제조업 경기의 어려움이
풀리지 않을 전망인데다 많은 공장의 해외이전, 각 기업의 생산성 향상
운동, 업종 전문화 및 자동화 등이 활발하게 진척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감원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