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둘러싼 미일간의 무역마찰이 92년 미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최대의
선거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오는 1월초 일본방문시 이례적으로 GM 포드 크라이슬러등
3대자동차최고경영자를 수행시키는 것도 선거를 의식한 제스처로 해석되고
있고 게파트의원등 민주당의원들이 일본자동차의 대미수출을
제한해야된다는 법안을 제안하고있는 것도 유권자를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파트.리글의원등은 지난20일 일본이 대미무역흑자를 매년 20%씩 5년간
줄이지 않으면 일본자동차의 대미수출을 현수준에서 매년 25만대씩
감축시켜야한다는 92년무역강화법안을 미의회에 제출했다.
더구나 지난18일 미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GM이 앞으로 4년간에 걸쳐
21개의 공장을 폐쇄하고 7만5천명의 직원을 감축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미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엄습,미국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일무역역조
시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행정부로서는 특히 미국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경기침체의
요인을 외국,특히 일본의 불공정무역행위때문으로 돌리는듯한 인상이다.
부시대통령이 아시아순방의 최대 목적은 이들지역의 시장개방이라고
강조하면서 "수출이 10억달러 늘어날때마다 미국의 일자리가 2만개씩
늘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는것도 경기침체에따른 실업증가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일본의 자동차시장을 문제삼고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자동차가
대일무역적자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있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수출호조에 힘입어 지난해(1천20억달러)보다는
훨씬 줄어든 7백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대일무역적자는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지난해보다 10억달러 늘어난 4백2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미무역적자의 60%정도가 대일무역에서 비롯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대일무역적자 4백20억달러 가운데 75%인 3백11억달러는 자동차및
자동차부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가 50%를,자동차부품이 나머지
2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자동차부문에서 대일무역적자를 줄이면 대일무역적자
전체를 줄일수 있다는 얘기다.
미행정부및 의회관계자들이 부시대통령의 아시아순방을 앞두고
일본자동차시장에 개방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이유때문이다.
미국자동차시장에서 외국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33%. 이가운데 29%를
일본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일본자동차시장에서 외제차의 시장점유율은 고작 3%에 지나지않고
그나마 미제자동차는 1%에 불과하다.
미국자동차메이커들이 일본자동차시장을 거의 뚫고 들어가서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자동차업계는 이처럼 일본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는것도 일자동차시장의
폐쇄적인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자동차시장의 폐쇄적인 판매조직과 일자동차메이커의 계열사제도
등으로 인해 미국자동차및 자동차부품이 훨씬 값이 저렴한데도 불구,
수출을 하지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일본자동차시장을 개방체제로 뜯어고쳐야 자동차를 수출할수 있고
미국의 대일무역적자도 시정할수 있다고 강조하고있다.
미국자동차업계는 또 EC가 일본자동차의 EC내 시장점유율을 향후 10년간
16%로 제한한다는 상한선을 설정하고 있는것과 관련,미국도 이같은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미행정부및 의회에 압력을 가하고있다.
한마디로 미국이 일본에 요구하고 있는것은 미국자동차와 부품의
수입량을 늘리고 현지생산분을 포함한 일본차의 대미수출을
물량규제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미국의 이같은 자동차시장 개방압력에 대해 일본자동차메이커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자동차가 지난해 26억달러였던 미국부품수입을 오는 94년까지
46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한것을 비롯 닛산 마즈다 혼다 미쓰비시등
주요자동차메이커들이 잇달아 미국부품수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86억달러였던 일본의 미국부품수입액이 오는 94년까지는
1백6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일본자동차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일본자동차업계의 고민이 없는것은 아니다. 이같은 자발적인
미자동차부품수입계획이 미자동차업계를 과연 만족시키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부품수입계획을 발표했어도 94년도 미국부품수입액은 전체
부품조달액의 15%에 지나지 않기때문이다.
일자동차메이커들은 미국부품의 품질이 좋아야 많이 수입할수
있지않느냐고 미업계를 반박하고 있다.
어쨌든 내년 선거를 의식하고 있는 부시대통령이 이번 아시아순방을 통해
일자동차업계에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낼지 우리로서는 눈여겨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