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에는 본래 말이 많다. 뚜껑을 열기전과후 그리고 공개된 내용과
그렇지 않은 뒷얘기등 끝이 없다. 관청과 회사등 모든 조직의 인사가 다
그렇지만 정부의 장.차관등이 걸린 개각과 후속인사는 특히 더하다.
관심도 많고 말도 많다. 예부터 그래왔다. 자리부터가 높은 것인데다
이를통해 임명권자인 최고통치자의 국정운영방향과 정책기조를 읽을수
있기때문이다.
지난주에 단행된 7부장관교체와 후속인사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뒷얘기가 있고 평가도 구구하다. 나름대로 잘된 인사,잘못한 인사로
평가하거나 혹은 TK가 몇이고 출신학교와 전역은 어떻다는 식의 인맥과
연고풀이에 바쁘다. 그것은 정부고위직인사에서 전문성보다는 정치적
판단과 맥이 많이 좌우돼 온데 연유한다. 이번 인사도 마찬가지로서 별로
특기할만하거나 달라진게 없다는 세평이다.
그런 가운데 공무원 사회에서는 말할것없고 세간에서 근래 보기드문 잘된
인사라는 평을 받는게 있다. 건설부장관으로 입각하는 바람에 공석이 된
국세청장후임에 주사로 시작해서 32년간을 오직 세무와 세정 한우물을 파온
현직 차장을 승진 기용한 후속인사가바로 그것이다.
국세청장은 차관급이다. 정부조직에는 지금 국세청외에 많은 청이 있다.
청은 정책부서가 아니고 집행기관이다. 따라서 고도의 행정전문가가
기관장으로 소망되는 곳이다. 그런데도 우리현실은 그렇지못하다.
정치색이 짙은 인사가 관행처럼되어 있다. 청을 부의 인사방편 내지는
대기소쯤으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국세청만해도 지난 66년3월
재무부에서 독립청으로 분리발족한이래 줄곧 세정과 무관하거나 혹 관련이
있어도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 청장자리를 점거해왔다. 발족 25년여만에
8대 추경석청장에 와서야 비로소 평생을 세정에 몸바쳐온 전문직업공무원이
처음으로 그 사령탑에 앉게되었다.
말로는 늘 적재적소의 인사를 강조하면서 실제는 그렇지 못한게 우리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국세청장인사는 의미가 깊고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다. 본인의 영예인건 물론이고 많은 직업공무원들의 모처럼
보람을 느끼고 사기를 진작하게 만들었다. 전문성과 경험을 평가하는 이런
인사가 새로운 기풍으로 번지고 정착돼야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정권교체와 정국불안에 흔들리지않는 안정된 관료제도의 확립도 바로
그와같은 인사를 통해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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