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중순께로 예상되는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대표
최고위원간의 후계구도담판 결과에 정가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YS의 건의형식으로 이뤄지게될 "노-김담판"의
결과여하에 따라서는 구국적 결단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출범했던 민자당이
분당의 기로에 설수도있고 이는 곧 정치권전반에 또한번의 대지각변동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노-김이 지난 1년여의 주례회동을 통해 서로가 상대방을 너무나 잘알고
있기때문에 극적 합의는 아니더라고 서로의 입장을 절충한 타협책을 찾아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것이라는게 현재로서는 그래도 정확한
분석인것 같다.
분당은 공멸일뿐만아니라 남북한관계개선과 심각한 경제난의 타개,6공의
원만한 마무리 작업등을 위해서도 정치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때문이다.
정가일각에서는 YS가 총선전 전당대회를 통해 차기대통령후보를
확정해야한다고 끈질기게 주장하면서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했지만
노대통령이 "후보확정"은 아니더라고 적정선에서의
"대표최고위원위상제고"등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넓혀줄 경우 이를
수용할것으로 점쳐지고있다.
노대통령이 내놓을 또다른 타협책으로는 14대총선 공천과정에서의
YS의사존중,당직자임명권의 일부위임등도 꼽히고 있다.
YS로서는 "대권후보가 되지못하면 탈당한다"는 것이 대국민명분이
너무약하고 시간상으로 총선이 임박한데다 4당때와는 달리 통합야당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분당은 곧 파멸로 연결되거나 군소야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현재의 유리한 위치에서 일단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YS의 핵심참모들중에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가능한한
빠른 시점에서 중대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쪽이 다수이긴 하나 일부는
차기총선에서 민주계가 선전해 현재의 지분이상을 확보한다면 총선후
전당대회에서의 경선도 불리하지만은 않고 그때가서 분당할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있다.
물론 이같은 판단의 바탕은 노대통령이 경선과정에서 "실질적"인
엄정중립을 지켜야한다는 전제를 깔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계의 한 의원은 최근 이와관련,"총선전망은 계파별로
약간 상이하지만 민정.공화계만으로 내년선거에서의 과반수획득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YS를 총선후 용도폐기하면 야대가
될텐데 노대통령이 그런 모험을 하겠느냐"며 YS외에 대안이 없다고
단언했다.
노대통령이 총선전에 YS가 당을 뛰어나가는 사태를 막을 것으로 전망하는
인사들은 노대통령이 남북관계개선이나 총선결과를 본후 대권후보대열에서
YS를 배제시키거나 정계개편등을 추진할수도 있겠지만 둘다 불투명한
현상황에서의 결별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을 들고있다.
분당은 공멸이라는 공동인식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모면할것이라는
일반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치권 주변에서는 의외로 분당사태가
빨리 올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대통령이 지난20일 YS의 1월"공세"에 대비,선제공격을 한 점은
시기상으로도 그렇고 최근 여권핵심부에 흐르고있는 강력한 반YS기류등을
감안할때 예사롭지않다는 지적들이다.
노대통령이 자신이 지시한 "정치일정논의중지"시한을 연말에서 내년
총선까지로 연장했다는 점은 YS의 후보조기가시화요구자체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기도한다.
노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1년3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후보문제를
거론하는것은 정국불안과 사회혼란을 야기하고 경제난국해결에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같은 노대통령의 정국인식은 민주계의 시각과는 정면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1월정국의 파란을 예고해 주는 대목이다.
민주계측은 "현재 가장 중요한것은 정치일정을 명확히해 국민불안의
근본원인인 정치불안정을 없애야한다"며 경제를 포함한 우리사회의 혼미는
노대통령이 향후 정치일정등에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대통령의 명분뒤에 숨어있는 정확한 의도를 파악할 방법은 없으나
일단은 레임덕을 방지하면서 남북정상회담등의 빅카드가 성사되면
권력구조변경이나 정계개편이 가능한데 섣부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것으로 일부에서는 보고있다.
노대통령의 후보논의중지시한연장 발언이 스스로가 한 약속을 어겼다는
비난을 각오하면서까지 고도의 전략차원에서 나온것인지 원론적인 수준의
반복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전자일 경우 분당은 불가피하다고 봐야할것
같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분당의 시기가 총선전이 될지 총선후로 늦춰질지는
좀더 지켜봐야할것 같다.
지난 90년1월22일 정국안정과 제2 제3야당의 설움탈피라는 정파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국민이 선택해준 여소야대를 하루아침에 뒤집었던
정치지도자들이 출범 2년도 채안된 민자당을 또다시 정파적 이해때문에
쪼개게 될때 국민들의 정치불신감은 극에 달할것으로 우려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