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금시장의 동향을 보면 단기자금은 공급과잉을 나타내는데 비해
중장기자금은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단기자금의 수급동향을 나타내는 콜금리는 1일물이 연16. 5%,3일물이
연17%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장기자금수요를 반영하는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1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이 장단기 자금수급동향이 큰 격차를 보이는 기본적인 이유는 최근
몇년간 증권시장이 침체되어 장기투자자금의 조달이 어려운데 비해
부동산투기여파와 물가상승심리로 인해 민간부문의 금융자산운용은
단기화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하여 통화당국이
재정자금의 집중적인 방출로 인한 통화공급과잉을 우려하여 강력한
통화환수조치를 취함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자금운용마저 초단기화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은은 12월 한달동안 재정부문에서 5조원,민간부문에서
1조원등 모두 6조원의 통화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지난 9일
1조8천억원규모의 통화채를 은행들에 배정한데 이어 11일에는 환매조건부
채권매매방식으로 7천억원을 회수하였다.
특히 내년에는 재정규모의 이례적인 팽창과 연이은 선거일정등으로 인한
물가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강력한 통화환수조치가 불규칙하게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따라 재정부문의 확대로 민간부문의 자금수급이
위축되는 전형적인 구축효과의 역작용마저 우려되고 있다. 가뜩이나 내년
경제전망이 어두운데다 자금운용의 단기화경향으로 장기투자자금을 구하기
어려운데 재정팽창으로 인해 민간자금의 공급마저 위축된다면 우리기업의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경기과열현상은 물론 피해야 하지만 수출증대와
제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투자는 조금도 게을리 할수 없는 것이
우리경제의 현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증시안정,국제수지호전,금리자유화를 핵심으로 하는 자율금융의 정착등을
통해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되도록 제거되어야 하지만 이밖에도 정부의
솔선수범 역할이 중요하다.
즉 단기적으로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을 억제하고 지출시기도 계절적인
자금수급동향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잇따른 선거가 경제에 미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시선거검토등 각종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