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를 어둡게만 보면 밝은 구석도 있는 현실을 외면하거나 모르고
지나쳐버리기 쉽고 또 그러다 보면 일이 점덤 더 어렵게 되는 경향이 있다.
날씨가 춥다는 생각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어깨가 움츠러드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수 있다.
경제가 돌아가는 모습과 장래전망을 보는 우리 사회의 일반적 조류가
요즈음 바로 그런 식이다. 온통 어렵고 어둡게 보는 내용일색이고 밝고
희망적인것,긍정적인 것은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아보기 힘들다. 부정적
비관적인 뉴스와 분석기사들만이 연일 꼬리를 물어 마치 한국경제가 끝장이
나기라도 한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물론 어려운걸 부인하긴 어렵다. 내년 전망은 더욱 어둡다. 물가가
두자리수로 뛰지 않을까 걱정이고 국제수지적자는 또 얼마로 불어날지
걱정이 태산같다. 무역협회는 무역적자가 올보다 20억달러 더 많은
130억달러가 될거라는 예측을 내놓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물가를
걱정해서 통화를 긴축하면 기업자금사정이 더욱 어려워질테고 그 결과
실질경제성장률자체가 곤두박질하면 그 불경기를 어떻게 견뎌낼까 또한
걱정이다.
그러나 사태를 중립적이고 냉정한 시각에서,그리고 균형감각을 갖고
들여다보면 결코 어둡고 어려운 측면만 있지않음을 알수 있게된다. 그런
측면에도 주목하여 희망적 긍정적 사고를 갖는 자세가 우리에게는 지금
특히 중요하다. 우선 물가만 해도 그렇다.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휘발유값을 2. 4%인하했다. 담합인상을 배제하기 힘들고 아직도
불완전하긴 하지만 그건 분명 지난9월1일자 가격자유화조치의 과실이다.
국제원유가하락과 기타 경쟁등에의한 가격인하요인이 생기면 예전처럼
복잡한 계산이나 번잡한 협의절차없이 업계가 자진 값을 내리는 풍토가
싹트는 현실을 알린 귀중한 체험이다. 그런데도 사회는 오를 때와 동일한
의미를 부여하려 들지 않는다. 한달전 7. 1%를 올리던 때의 관심과
비교하면 알수 있다.
기름값으로 말하면 내년에도 대체로 안정될 전망이어서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물론 절약노력은 계속 강화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6위의 원유수입국이며 수입증가속도가 연율 30%에 육박하고있다. 한편
수출이 전반적으로 어렵다지만 조선경기가 선가상승및 주문증가로 보기드문
호황을 맞고있는 점이라든지 내년에 자동차,유화등 중화학제품수출이 자못
활기를 띨것이라는 예상도 밝은 측면에 속한다. 요컨대 경제현실과 장래를
균형된 시각,긍정적 자세로 보고 풀어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