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주부사원 백숙현씨. 86년6월 입사해 87년 1억원돌파상을
시작으로 88년 4억원,89년 7억원,90년 9억원이 넘는 판매기록을 세웠다.
회사에서 주는 "판매여왕"상을 2년 연속 수상하기도한 그녀는 지금 총매출
50억원이란 신화를 만들기위해 뛰고있다.
회사에서 "움직이는 대리점"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백씨는 같은 제목의
자서전적수기에서 "만나는 상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
판매비결중 하나라고 털어놓았다.
상대방의 연령 학력 생활수준 직업 건강상태 주위사람들의 가족사항등
그사람에게서 얻을수 있는 모든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야 선물을 준비해도
제대로 준비할수 있고 기획행사에도 참여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래서 파출부에서 국회의원까지 6천5백여명에 대한 자신의
고객신상을 모두 확보,고객카드를 만들었고 또 이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놓았다. 주위에선 그녀가 "인간주식회사"를 갖고 있다고 농담까지 할
정도였다. 영업에 있어서 인물정보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예다.
비즈니스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따라서 사람을 우선 알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기업들도 이제는 회사차원에서 인물정보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에 대해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을 결례로 생각했으나
이젠 그렇지 않다. 인물정보없는 비즈니스란 생각하기 힘든 시절인
것이다.
최근들어 종합상사나 대기업에 입사하는 사람들은 입사초 자신이 알고
있는 정.재.관계의 유력인사를 모두 적어 제출한다. 사돈의 팔촌까지 모두
망라할 정도로 자세하다. 이는 곳 전산에 입력되며 변동사항이 있을경우
수시로 내용을 변경,보완해 나간다.
직원들은 또 거래선이나 고객들을 만날때마다 만난사람의 "이름 날짜 시간
대화내용"까지 적어넣는다. 군의 움직임에 예민했던 5공시절에는
군인사들까지도 대부분 입력할 정도였다.
삼성의 토픽스,코오롱 키킨스,두산 봉화등 각사의 정보시스템에는 그동안
입력된 인물정보들이 수천건에서 수만건이다.
"그룹에서 추적하는 인물,계열사선에서 파악하는 인물,그리고 개인별로
관리하는 인물을 모두 합하면 그 수가 얼마인지 헤아릴수 없을
정도"라는것이 삼성관계자의 얘기다.
가장 방대한 인물정보를 갖고 있다는 삼성에서 있었던 일.
"나이지리아에 쿠데타발생. 육군소장 부하리를 중심으로한 군인들이
무장봉기해 라고스일원을 장악."이러한 외신이 날아들자 삼성은 즉시
컴퓨터에 수록된 인물데이터를 검색,부하리소장의 인적사항을 찾아냈다.
이 카드에는 그가 몇년전 국군의날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었다고
적혀있었다. 그룹내 관계회사를 시찰한 내용,어떤 음식점에 들렀고 양국
경제협력에 관해 어떤 얘기를 했는지 까지. 몇주일후 나이지리아
태스크포스팀장이 현지출장에 나섰는데 그는 부하리소장과 식사를 함께했던
임원이었다.
인물정보는 기업활동뿐 아니라 통상마찰등 국가간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도 중요하다.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운영하고있는
"VIP"시스템도 한예.
무공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미국의 통상압력이 심화되자 88년
통상관련인물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시작했다. 앉아서 당하지말고
개별접촉을 통해서라도 압력을 누그러뜨리기위해서였다. 현재 3천명정도의
인물정보가 수록돼있으며 정부와 종합상사관계자들이 주로 활용한다.
국내 일부 기업은 그동안 수집된 방대한 인물정보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발간되는 "후즈후(who s who)"와같은 책자발행을 검토중이기도하다.
우리 기업들이 갖고있는 인물정보의 양과 질은 그러나 일본기업들에
비하면 한수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
모종합상사임원은 일본에 출장가서 받은 선물이 한가지도 중복된것이
없었고 혹시 여행을 하게될 경우 그쪽에서 주선하는 여행코스도 매번
다른점을 보고 "자신에 대한 정보가 완벽에 가깝게 입력되고 있음을
느꼈다"고 토로한다.
일본기업들에 기업정보를 서비스해주는 니케이(일경)텔레콤의 경우
주요인물의 바이오리듬까지 입력되고 있다고한다. 상담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대상인물의 바이오리듬을 살펴본뒤 가장 좋은 상태에서 상담할수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복잡한 기계문명시대에 살고있다해도 역사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며 따라서 모든 분야에서 사람에 대한 연구가 정보의 핵심"이라는
윤은기경영전략연구소장은 "중국의 전략가 오자의 "전쟁의 요체는 적장을
파악하는것"이란 말을 귀담아야할때"라고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