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했고 냉전체제의 붕괴로 소련,동구권을 비롯한
공산국들까지도 자유시장경제라는 자본주의체제를 적극 채택하려 하고있다.
말하자면 90년대는 2차대전후 처음으로 세계가 자유경제라는 열린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통합되어 움직이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이는 상품과 사람과 자본및 기술 서비스등의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교류가 보장되는 세계가 됨을 의미한다. 또 한나라경제가 더이상 자국의
기업 산업을 보호할수 없게 되고 외국기업 산업과의 치열한 경쟁시대가
개막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7차5개년계획기간에 선진국권으로 진입할
여건을 완비해야 하는 우리경제는 그러한 외국의 기업 산업과의 경쟁에
낙오하지 않도록 기업체질과 산업구조를 강화해야한다. 그리고 무역 김융
외환 자본에 걸쳐 자유화를 수용하고 또 이를 우리기업 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활용하는 접근이 요청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말로는
쉽지만 많은 부담 희생 마찰이 강요되는 전환과 변화과정이라는게
실상이다. 선진국에 비해 각경제부문이 취약하고 열등한 구조와 경쟁력을
가진 한국경제에는 개방 국제화는 우리보다 뛰어난 외국의 기업 산업과의
고통스러운 싸움이 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도전을
극복해야만 우리경제의 선진화는 가능한것이다. 그것은 우리기업과 산업의
혁신노력없이는 실현될수없다.
7차5개년계획이 OECD에의 가입여건을 성숙화시키는 전략목표를
설정하고있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개방.국제화를 수용하는 한편 여기에대한
국내적 대응을 산업 기술 제도등차원에서 정비해나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을것이다. 그러나 외국기업의 국내 거래활동의 자유화를
의미하는 개방은 무엇보다도 국내기업 산업들에는 생존을 위협하는
외국압력의 출현으로 비쳐지고 있는게 문제다.
무역자유화,금융자유화,외환자유화,자본자유화에있어 속도문제가 중시되는
이유도 외국기업 산업에의한 국내경제의 타격을 최소한으로 조정하면서
개방을 수용해야하기 때문이다.
무역개방의경우 농산물,특히 쌀의 수입자유화가 개방의 어려움을 가장
극명하게 상징하고있다.
쌀시장의 개방은 곧 국내농업의 붕괴라고보는 국내적 반대때문에 정부는
쌀을 "비교역품목"으로 하여 "자유화의 예외"로 취급할것을 GATT사무국에
요청하고있다. 그러나 신진국사이에서는 "예외없는 자유화의
적용"원칙아래 우루과이라운드(UR)라는 새자유무역시스템의 연내합의를
성립시키려는데 의견일치를 본것으로 알려져있다. 만약에 한국의 농민을
포함한 다수국민과 정부및 국회가 반대하고있는데도 쌀의 자유화가
UR협정에 규정될경우 어떻게 될것인가. 정부나 국회및 농민은 반대도
중요하지만 반대가 받아들여지지 않을경우에 대비한 대응책을 준비하는것이
우리경제에는 더 중요한 일이아닌가.
이러한 자유화로 오는 타격과 이로인한 두려운감정 경계심리가 국내기업
산업으로 하여금 경제개방에대한 거부감을 갖게하고 있음은 무역의경우 쌀
이외의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다.
외국의 은행 증권회사 생보사에 국내지사의 영업활동을 허용하고 또
외국인의 국내투자제한을 완화하는 문제에 대해 일어나고 있는 반대론이나
신중론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이런 자유화를 거부하면서 선진국으로 진입한다는것은
불가능한일이다.
90%이상의 무역자유화에 이어 우리는 개방체제에 필요한 금융기반을
다지기위해 금리자유화를 포함한 금융자유화,외환자유화 자본자유화를
7차계획기간중에 마칠 목표로 추진하려하고있다. 여기서 명심해야할것은
대응책없는 단순한 반대는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은 그동안의 반대가 개방에의 대응준비를 늦추게 하여
각경제분야를 경쟁력없는 낙후상태로 방치하게 했을뿐이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있다. 반대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극복위한 대응이
필요한것이다. 개방을 극복 수용할 대응준비가 더 중요하고 필요한것이다.
개방이나 자유화에는 폐단만 있는게 아니다. 경쟁을 통한 기업체질개선
산업구조 효율화 선진기술 기법의도입흡수등이 생각될수있는 이점들이다.
법률 제도 관행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성있는것으로 만드는 작업도
쉽지않은 과제가 될것이다.
한가지 분명한것은 개방.국제화에 있어서는 일국적관점에서의 정책과
그추진보다는 다른나라와의 정책의조정,협조등 쌍무적이든 다자간이든
국제적인 정책협력이 더큰 중요성을 띠게 된다는것이다. 이는 경제의
개방화.국제화에따라 일례를들어 금융 외환 자본에 관한한 외부의 영향에서
완전분리 독립된 순수한 국내정책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기때문이다.
개방에따른 이러한 정부 국가차원의 경제관리력의 후퇴속에서
중시돼야할것은 국경을 넘고 활동할수있게 우리기업의 잠재력을 키우는
일이다. 기업이 제대로 기지개를 펴지못하는 경제체제는 나라의 경쟁력
약화만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재음미돼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