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지난 9월말까지 전국에 걸쳐 미분양된 아파트는 1만6백93가구.
미분양아파트의 수는 지난5월 3천5백89가구에서 6월 2천가구대로 잠시
줄었으나 7월 8천9백54가구,8월 8천3백52가구에 이어 9월들어서는 드디어
1만가구를 넘어섰다. 최근 3개월사이에 무려 3.2배나 급증한 셈이다.
이같은 대량 미분양은 지난87년 부동산경기침체로 대량미분양이
발생한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미분양아파트는 비교적 지명도가 높은 주택건설지정업체(1백17개사)가
분양한 아파트에서도 계속 늘고있다.
이들 업체의 미분양아파트 수는 지난5월 1천1백76가구에 불과했으나 이후
계속 증가,6월 1천2백69가구,7월 2천1백13가구,8월 2천2백39가구로 늘더니
지난9월에는 드디어 3천가구를 넘어서 3천2백85가구에 이러렀다. 5월에
비해 2.8배가 늘어난 것이다.
미분양은 이같은 숫적 증가외에 지역적 확산 또한 문제가된다.
미분양아파트의 수가 비교적 많았던 전남 경남에서 9월까지
3천7백67가구,2천2백5가구가 미분양됐고 경북 1천2백69가구,경기
1천48가구가 미달됐다. 또 지금까지 미분양이 거의 없었던 강원
충북등지에서도 가을로 들어서면서 미분양이 급증,지난9월말까지 강원
6백23가구,충북 5백67가구,충남 3백69가구,전북 1백81가구,제주
3백50가구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 시흥군 남양주군 포천 송탄시등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이
발생,아파트에 대한 인기하락은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9월말까지
1백가구이상 미분양이 발생한 도시가 전국에서 17개로 늘어난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주택경기하락의 징후는 각 중개업소에 쌓여있는 매물의
수에서도 나타난다.
서울의 대형 아파트단지인 압구정동 대치동 상계동 목동등지에 위치한
중개업소에는 봄부터 적체된 매물이 업소당 평균 1백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매물적체와 함께 수요자의 발길도 거의 끊겨 가격은 지난5월에 비해 10
15%,최대 2억원까지 떨어지고 있다.
한때 불티나게 지어지던 연립.다세대주택도 지역에 따라 50%이상까지
분양이 안돼 건축주의 애를 태우고있다. 일부지역에서는 승용차까지
끼워파는등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일반인에게 외면 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전반적인 주택경기 하락은 5개신도시건설로 대표되는 공급물량의
확대와 정부의 각종 투기억제조치,주택전산망가동등에다 집값이 앞으로
더욱 내릴 것이라는 일반의 인식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길게는 10년주기 짧게는 5 6년주기로 찾아오는
부동산경기순환상 침체기까지 겹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이같은 주택경기침체가 어느정도 지속될 것인가이다.
국토개발연구원은 최근 몇년사이 분양된 주택의 입주가 피크에 달하는
93년까지는 아파트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개업자들중에서도
상당수가 앞으로 2 3년간은 주택경기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는 것으로
한 여론조사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같은 침체가 비교적
단기간에 그칠 것이며 4대선거를 끼고 있는 내년에는 다시 주택값이 고개를
쳐들것으로 보기도한다.
따라서 내년 봄철이후의 집값은 당국이 선거때의
통화관리,건축규제완화등에 적절히 대응,지속적인 집값하락에 의구심을
갖고있는 일반인들의 불안심리를 불식시키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