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수 있느냐의 여부는 기술에 달려 있다.
기술의 중요성을 모를 사람이 없다. 누구나 기술을 강조해 왔다.
국제경쟁력약화의 요인으로 들수 있는 것은 많지만 기술의 낙후가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데에 이론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개발이 하루 아침에 되는것이 아니고 또한 개발한 기술의
수명이 오래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기술이 낡은 기술을
대체해가는 과정은 끝없이 계속된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또는
경쟁에서 앞서려면 남보다 나은 기술로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이란 대가를 지불하는 것만으로 얻을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나라나 외국의 기술을 도입 소화 흡수하는 과정을 거쳐 자체개발하는
단계를 밟는다. 이런 과정이 바로 경제발전이다.
세계각국은 비교우위에 따라 상품교역을 하듯 기술을 주고 받는다. 이는
자연스러운 발전과정이다. 기술선진국은 첨단기술개발에 주력,이러한
기술을 이용한 상품생산에 비교우위를 누리다가 그 기술이 일반화되면 또
다른 첨단기술개발에 힘을 쏟는 한편 이미 실용화단계에 있는 기술은
후발국에 이전한다. 이런게 기술협력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술협력관계가 전혀 성립되지 않고 있는 것이 한일관계다.
일본기업들은 대한기술이전을 기피하면서 국내 미개발제품을 비싼값에
독점공급하다가 우리가 기술개발에 성공,국산화를 이루면 즉각적으로
대한수출가격을 대폭인하함으로써 국내기술개발을 훼방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무공 무협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가 자체기술개발에 힘을 쏟자
일본기업은 기존의 기술독점공급체제가 무너질것을 우려해서 우리의
기술개발을 방해하기위해 국산화품목에 대한 무차별 덤핑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면 농기계류에 쓰이는 소형엔진을 독점공급해 왔던
일본미쓰비시메이키사는 일본내에서 4만3,000천엔에 팔리던 것을
우리나라에는 8만8,000천엔에 수출,폭리를 취하다가 이 제품의 국산화가
성공하자 대한수출가격을 2만3,000천엔으로 낮추어 국산화를 방해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물론 한둘이 아니다. 어떤 특정제품의 국산화기술개발에
착수한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일본기업은 대한수출가격을 큰폭으로
인상,우리기업이 국산화이전까지는 비싼 일제부품을 사다 쓸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리고 나서 국산화가 성공하면 일본기업은 덤핑공세를 펴고
국내기업은 덤핑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출혈판매를 하거나 생산을 포기할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우리기업은 자금과 기술력의 열세로 어쩔수
없이 당하고 있는게 고작이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기업은 다른부문에서의
기술협력을 기피하거나 부품공급을 중단하는 보복조치를 취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일기술의존도는 이런 사례를 통해 더욱 심화된다.
대일무역역조시정을 위한 한일양국간 기술협력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사례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술협력이라는
구실로 이러한 기술종속관계가 굳어지고 있다.
어느나라든 애써 개발한 기술을 쉽게 이전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각국은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것 아닌가. 그러나 그러는
중에서도 마땅히 이전해야할 기술이 있다. 그러한 기술이전을 통하여
양국은 더욱 발전하고 또다른 기술개발을 촉진하게 된다는 것은 이미
역사적 경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기술이전의 기피이전에 우리의 기술개발 그 자체를 훼방하는
일본기업의 작태는 백보를 양보한다 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계속
쌓여만 가는 대일무역역조를 줄여야할 책임의 일단이 일본에도 있다는 것은
일본이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부인될수 없는 일이다.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쪽박을 깨서는 안된다는게 이런경우에 적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일본기업의 각성에만 기대해서는 안된다. 대일기술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술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노력과 함께 일본 미국등
외국기업의 덤핑공세를 적극적으로 저지할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국제화 개방화시대에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하는 역할의
하나는 외국기업의 덤핑행위를 막는 일이다. 지난 7월 우리의 무역위가
미뒤퐁사등에 대해 최초로 덤핑판정을 내린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정부와
관련사는 가트(GATT)에 제소하는등 시비를 걸고 나왔지만 우리가 보기엔
함량미달의 미지근한 덤핑판정이었다.
정부는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덤핑규제의지를 분명히 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국내산업피해 구제대책을 세워야 한다. 일본기업등이 벌이는
덤핑공세는 우리의 기술개발자체를 처음부터 짓밟으려는 약탈적 수법이기
때문이다. 국내기술개발이 안되는 원인의 하나라도 줄여야하는게 지금
당장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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