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24일상오 11시(한국시간 24일밤 12시) 유엔총회에
참석, 역사적인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남북한간에
신뢰구축노력이 진전될 경우 재래식 무력의 감축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핵문제에 대해서도 남북한간의 협의를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이날 <평화로운 하나의 세계공동체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조속한 통일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휴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군사적 신뢰구축을 바탕으로한 실질적인
군비감축 <>사람과 물자.정보의 자유로운 교류확대등 3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북한은 모든 핵물질과 시설에 대한
국제기구의 사찰에 조건없이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한반도의 군사적 대결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상호간의 군사 정보교환, 기동훈련.부대이동의 사전통보, 상주감시단의
상호파견등으로 군사적 불신제거조치를 선행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불안한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 서로에 대한 무력의 사용을 포기하고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정상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대통령은 인적.물적 교류확대를 위해서는 통신.통행.통상을
보장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실질적인 관계를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북한과 교역은 물론 관광.지하자원의 공동개발과
합작공장의 건설등 경제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오는 10월 평양에서 열릴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이 남 북한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를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남북한이 각각 다른 의석으로 유엔에 가입한 것은
가슴아픈 일이나 이는 통일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중간단계"라고 말하고
"그러나 남북한의 두 의석이 하나로 되는데는 그리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대통령은 세계정세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대소협력의지를 밝히고
"번영을 누리는 모든 국가들이 과거 통제체제국가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선진국들의 대소지원을 촉구했다.
노대통령은 선후진국간의 빈부격차해소등 남북문제에 언급, "한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사이의 중간국가로서 개도국에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나누고 자본.시장.정보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는 교량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노대통령은 또 중동 캄보디아등 세계분쟁지역의 평화적 해결희망을
피력한뒤 " 지난 7월 미소간에 체결된 전략핵무기감축협정(START)이
전세계적인 군축을 가속화 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이제
동북아지역 국가들이 긴장완화와 군비 통제에 대해 새로운 사고와 접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한국은 화학무기의 전면폐기를 지지하며 국제적인 조약이
체결될 경우 조기에 가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이밖에 "이 지상의 모든 나라가 평화와 공동번영의
동반자로서 서로를 개방하고 교류협력의 길을 넓혀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 모든 국민의 복리를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대통령은 기조연설이 끝난뒤 유엔본부 사무총장실로
케야르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우리의 유엔가입 기념으로 <월인천강지곡>이
담긴 한국초기 금속활자 모사품등을 기증품으로 전달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숙소인 플라자호텔에서 노신영전총리등
유엔가입경축사절단을 초청, 오찬을 베풀었다.
노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시하비 유엔총회의장을 면담했으며
23일저녁(한국시간 24일상오)에는 부시미대통령이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각국 대표단을 위해 베푼 리셉션에 참석했다.
한편 노대통령은 25일상오 10시50분(한국시간 26일저녁 11시50분)
3박4일간의 뉴욕방문일정을 마치고 멕시코 공식방문을 위해 케네디공항을
출발, 멕시코시티로 향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