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을 방문중인 민주당의 김대중 대표최고위원은 18일상오(한국시간
18일 하오) "한국과 소련은 양국협력과 더불어 주한미군의 존재가치도
재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제 주한미군의 위상은 단순히 남북간의
군사적 균형과 평화유지의 차원에서만 볼 수 없다"고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을 주장했다.
김대표는 이날 모스크바대에서 연설을 통해 "주한미군은 그 철수로
인하여 생길지도 모르는 위험한 군사적 진공상태를 방지함으로써 일본과
중국에 대한 균형을 확보할 수 있으며 따라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 이 점에 있어서는 아마 소련의 국익과도
일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또 소련의 변화는 동아시아 사회주의국가들에 대해서도
중요한 교훈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도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시장경제의 방향으로 나가 느냐, 아니면 세계사의 흐름에 역류함으로써
그의 운명이 좌우되는 큰 시련에 부딪치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한국도 오늘의 서구제국에 비추어 볼 때 결코 만족할만한
것은 아니다"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민주적 자본주의의 방향을
더욱 강화시켜야 할 절실한 필요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대표는 이날 하오(현지시간)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었 으나 소련측 사정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김대표를 수행중인
조순승의원은 "현재 면담일정을 다시 조정중"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김대표는 17일 하오(한국시간 18일 새벽) 모스크바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