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민주당을 중심으로한 야권의 대통합은 단일야당의 의석수가
늘어난다는 산술적차원에서가 아니라 재야를 포함한 범야권의 대통합이란
의미에서 앞으로 정국에 큰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가에서는 야권의 통합이 우선 광역선거이후 사면초가에 빠졌던
김대중신민당총재의 위상을 급격히 부상시켜 명실상부한 대권도전자로서의
면목을 갖추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있다.
야권통합은 또 그동안 분열양상을 보여온 야권에 등을 돌렸던
야당성향지지자와 정치권에 냉소적인 시각을 갖고있던 지식인계층들을
강력히 흡입할수있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정지역만을 기반으로하는 야당에서 탈피해 전국적인 지지기반을
갖춘 야당이 출현함으로써 그동안 망국적 지역감정의 해소를 희망해온
대다수 유권자들의 호응도 받을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통합야당이 정말로 이들의 호응을 크게 받을지는 내년에 치러질
14대국회의원선거결과를 봐야겠지만 DJ의 아성인 호남지역에다
지식인계층의 지지로 대도시등에서 새로운 통합야당이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점을 감안하면 그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신생야당이 경기 서울지역에서 여당과 호각세를 보이고 충청및
강원지역에서도 예전과는 달리 만만치않은 도전을 벌일것으로 보고 여당과
대등한 수준에까지 갈수있다는 성급한 전망도 하고있다.
또 일부에서는 여당과 대등한 수준에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지난
광역선거에서와 같은 야권의 참패는 되풀이되지 않을것으로 단정하고
있기도 하다.
새로 탄생하는 야당이 이들의 전망대로 세를 얻게될경우 여당은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수있는 대권전략을 짜야 되는데 민주.민정계로 대별되는
민자당내부의 복잡한 사정으로 봐서 민자당내부의 혼란이 조성될 가능성도
작지않은 셈이다.
그러나 새모습을 갖춘 야당이 총선에서 별다른 선전을 꾀하지못할경우
야권은 지리멸렬한 상태로 전락하게되는 동시에 김대중시대의 조종이
울리는 것으로 간주해도 무난할 것이다.
이때는 거대 여당인 민자당이 거칠것없는 독주시대로 진입하게 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강력한 비판세력이 부재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정치판도가
형성되는 양상이 될것으로 보인다.
야권대통합은 또 김총재가 그동안 기회가 있을때마다 내각제개헌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천명했음에도 불구,일반적인 인식은 가변성이
있다고 보고있었는데 이런 오해를 완전히 불식시켰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동안 여권이 김총재가 내각제로 돌아설수 있다고 끊임없이 흘려온 점을
감안해보면 야당통합은 이에 완전히 쐐기를 박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내각제개헌논의는 일단 물건너간 것으로 간주되며
대통령직선제에 대비한 여야간의 준비가 점화된 것으로 전망해도 틀림이
없을 것같다.
여권내의 내각제개헌추진파들도 궤도수정을 해서 대통령선거준비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곧 민자당내의 갈등으로 비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민자당내 다수파인 민정계가 김영삼대표에게 대권후보자리를 순순히
넘겨주지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상존하는 점으로 봐서 민자당내 암투가
계속되면 야당에 도움만 주는 현실이 될것이 분명하다.
김대표이외의 인물은 물론 김대표가 난관을 극복하고 여당의 대권후보로
나서게 될경우에도 김총재측에서는 승산이 있다고 계산하고있는 눈치다.
야당에서 변신한 김대표는 부산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인기가 떨어졌고
대통합을 이룬 야당 바람에 국민적 관심사가 쏠려 투표에의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게 그들의 분석이다.
김총재측근들은 "군정종식"을 주장하던 김대표가 "군정종속"이 되었다고
집중공략하면 대권을 잡을수있다는 희망찬 분석을 하고있는것이다.
김대표가 민정계와의 싸움에 밀려 탈당,과거 87년 대선과같은 3파전을
벌일경우에도 김총재가 단연 선두주자로 나서게된다는 분석이다.
굴레이면서 면류관인 호남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인 야당지도자로 새롭게
등장하는 김총재의 위상이 강화되는것도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있다.
그러나 야권이 대동단결을 했다해도 국민적 정서에서 지역감정이 완전히
해소될수있으리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하기는 아직 이르다는게 중론이다.
이에따라 김총재는 내각제가 아닌 미국식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제의,이에
대처할것으로 예측되고있다.
김총재는 부통령제도의 도입을 이미 제의한바있는데 이번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을 계기로 헌법개정을 제의하면서 이문제를 다시 거론할것으로
보인다.
이경우 부산출신인 이기택총재를 러닝메이트로 삼아 지역감정해소
방편으로 삼고자하는 노력을 기울일것같다. 아무튼 야권의 대통합은
내각제개헌논의를 종식시키고 코앞에 다가온 총선에 대비한 여야의 전략이
근본적으로 수정되는등 13대국회 막바지의 정국향방에 일대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