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개혁이 일어날 희망이 거의 없으며 북한체제는 외국으로
부터의 모든 영향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킴으로써만 존속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전 북한주재 동독 외교관이 25일 말했다.
전 평양주재 동독대사관의 상무관 지크프리트 샤이베씨는 이날
도쿄에서 북한에 관한 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주장하고 김일성
주석이 북한주민에게 다른 국가들과의 생활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는 순간 그는 자신의 권력기반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이베씨는 북한이 최근들어 조심스럽게 개방하는 외교정책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어떤 주요 개혁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물자난이 악화되고 있지만 2천2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이에 항의하는 조짐은 보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항의기미나 학생소요와
공장에서의 시위사태등도 발생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는 비폭력적인 변혁을 지켜보며 방관하지 않을
군부도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통일에 따라 지난해 10월 평양을 떠난 샤이베씨는 북한이
유엔가입을 모색하고 일본과의 외교접촉을 강화하는 한편 남한측과도
무역및 문화 접촉을 늘리는 것은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잃어버린 지지를
대신하기 위한 시도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대소무역 감소를 "대외무역의 와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정부가 현재 주민 1인당 하루 4백-9백g씩의 쌀배급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간시설은 혼란상태에 빠졌고 에너지와 투자계획도 미완성된 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