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대대목인 추석을 두달여 앞두고 백화점업계가 상품권 부활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그동안 지속돼왔던 상품권발행을 둘러싼 논쟁이
재연될 전망이다.
상품권은 지난 61년12월 상품권법제정이후 발행되기 시작했으나 뇌물의
수단이 되고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며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정부당국이 76년부터 발매를 전면 금지시켰던 것.
그러나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지속적인 발매허용요구로 88년
하반기에는 실시직전까지 갔다가 여론에 의해 전면 보류되는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었다.
기회있을때마다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백화점업계의 상품권 발행허용에
대한 명분은 크게 2가지로 요약해 볼수 있다.
우선 추석과 설날등 명절대목에 판매되는 선물용품수요가 명절이전 2
3일내에 집중돼 도심교통난을 가중시키며 특정상품은 품귀현상까지
빚고있어 수요분산과 적절한 수급조절을 위해 상품권부활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각 백화점에서 선물용품을 사전준비하는데 소요되는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낭비적 소비를 방지한다는 측면에서도 상품권이 발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백화점의 물류비용은 연매출액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둘째 독서인구의 저변확대라는 취지하에 도서상품권이 15년만인
지난4월15일부터 공식발행되기 시작했고 제화 양복등 일부 품목은
음성적으로 상품권이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유통업체인 백화점업계에 이를
허용치 않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또 명절선물이 뇌물성격보다는 대부분 마음을 전달한다는 의미가 강해
뇌물성수요및 과소비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상품권발행은 일부 인기선물상품의 품귀현상을 막고 짧은 기간에 인파가
집중돼 빚어지는 도심지 교통난을 해소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한예로 소비자반응을 들고있다. 한국부인회가 지난89년4월
서울소비자 3백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품권에 대한 소비자의견조사에서
상품권사용에 따른 불만도 적잖이 제기됐지만 "선물을 주고받을때상대방이
마음대로 고를수 있도록 액수가 표시된 상품권이 좋다"는 의견이 50.6%로
절반이 넘었던 점을 부각시키고있다.
이 조사에서는 "상품권을 발행하되 철저한 규제가 있어야 소비자에게
피해가 적다"59.9% "발행하는 것이 여러면에서 좋다"15.8%등 상품권발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있는 소비자가 75.7%나 됐다며 더이상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있다.
그러나 정부당국및 소비자단체는 상품권발행이 허용될 경우 과소비현상을
막기 어렵다며 상품권발행 전면허용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회장은"소비자 각자가 상품소비를 자제해 과소비를
줄여 검소한 소비풍토를 정착시키는 한편 환경오염을 방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할때다. 상품권발행은 경제가 안정기반을 구축했을때 고려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영탁재무부증권국장도 "장기적으로 보면 허용돼야 하겠지만
국제수지흑자기조가 완전 정착되지 않은데다 소비자들의 과소비 성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전면허용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