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중 상당수 기업들이 실제 임금인상률을 두자리수로 노사간에
합의해 놓고도 정부의 한자리수 임금인상원칙을 의식한 나머지 당국에는
타결 임금인상률을 한자리수로 낮춰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임금협약을 체결한 대기업을
비롯한 상당수 기업들이 기본급인상률은 9% 안팎으로 결정했지만 각종수당
신설과 상여금의 확대지급등으로 실제 임금인상률은 18%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는 6월말 현재 임금계도 대상인 1백인이상 사업장 6천5백90개중
60.1%인 3천9백60개에서 임금교섭을 마쳤으며 타결인상률은 10.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6%포인트 증가했다고 공식발표했었다.
노동부는 기본급과 정기적 일률적 수당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유효수요 즉 근로자 개개인에 비중을 더 두는 가중평균방식으로
임금인상률을 산정하고 있어 각종수당등을 포함한 총액을 기준으로할 경우
실제 임금인상률은 13-15%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한국노총은 산하 3천4백여개 사업장에 대한 올상반기중
임금인상률을 조사한 결과 20%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집계했으며
전노협의 경우 임금교섭을 끝낸 산하 3백9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임금인상률이 적어도 18%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총과 전노협은 노동부와는 달리 임금인상률을 개개 사업장에 비중을
두고 기본급 또는 통상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단순평균을 내기 때문에
노동부가 산정한 인상률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
상반기중 실제 임금인상률은 적어도 15-18%선은 될 것으로 노동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이처럼 인상률을 한자리수로 낮춰 보고한 것은
정부가 2년째 한자리수 임금인상원칙을 강력히 고수하면서 이를 어기는
업체에 대해서는 금융지원 제외등의 제재조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굴지의 H그룹 계열사의 경우 올해 임금인상률을 9.9%로 노사가
합의, 공표했으나 실제 임금인상률은 18.3%에 달하고 있으며 S그룹과
K그룹의 대부분 계열사들의 실제 임금인상률도 18%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H그룹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에서는 기본급을 한자리수로 했지만
실제인상률은 18% 이상이 됐다"며 "그러나 두 자리수 인상을 하면
여신규제와 세무사찰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자리수로
보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