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서북부 피나투보 화산은 지난주말 태풍 및 최소 4차례의 지진을
동반한 또 한차례의 대폭발을 일으켜 급기야 인근 주민 1백만명중 상당수의
긴급피난을 초래하는 한편 주필리핀 미군측으로 하여금 가족 2만명 전원을
본국으로 소개시키기 시작하는 등 상황을 악화일로로 치닫게 하고있다.
필리핀 당국은 일단 위기는 넘겼다는 낙관론을 조심스럽게 내세우기는
했으나 17일(현지시간) 안으로 후속 대분출이 우려된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경고와 함께 화산 폭발로 인한 그간의 희생자가 최소 99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캄보디아에까지 화산재가 떨어지는등 공포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있다.
필리핀 당국은 피나투보가 15일 최소 4차례의 지진을 동반한 또
한차례의 대폭발을 일으키자 올롱가포, 산페르난도 및 앙헬레스 등 3개
지역에 대해 긴급 소개령을 내렸다.
소식통들은 이에 따라 16일중에만 ''수십만''명이 마닐라 등을 향해 마치
2차대전 당시를 방불케하는 피난길에 올랐다고 전하면서 이들을 수송할
공용차량이 엄청나게 부족해 혼란이 더욱 극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지진당국 대변인은 즉각 피난에 나서야할 주민이 1백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주필리핀 미군당국도 16일 클라크 기지가 화산 폭발로 인해 시한부
폐쇄된 가운데 모두 2만명에 달하는 미군가족 전원을 본국으로 소개시키기
시작했다. 미군대변인은 클라크는 물론 수빅만 해군기지 등에 근무하는
미병력의 가족이 모두 송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필리핀 지질학자들은 15일 피나투보가 "24-48시간안"에
또한차례의 대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고 전하면서
지진당국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델 라모스 필리핀 국방장관은 이날 방송을 통해 마닐라가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지진 당국도 일단 위기는 넘겼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표명하는 등 상황 진정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소식통들은 피나투보가 지난 9일 6백년여년의 휴식 끝에 첫 폭발을
일으킨후 지금까지 최소한 99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하면서
주말의 후속 폭발은 때마침 불어닥친 태풍으로 인해 화산재를 멀리
캄보디아까지 날리는 등 피해를 더욱 크게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