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공명하게 치를수 있는 사람들은 반란도 역시 진압할수 있다"고
A 링컨이 말한바 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혼탁한 선거를 치르는 사회는
곤란에 대한 치능력이 없다는 뜻이된다. 오늘의 우리 현실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 경구이다.
우리는 지난번 기초의회의원선거를 역사상 가장 깨끗하게 치렀다.
선거문화가 비로소 제자리를 잡아가는 밝은 조짐이었다. 우리도 이런
깨끗함을 이룰수 있다는 자긍심마저 생겼다. 그것이 "유권자 무관심의
결과"라고 비하하고 싶지않다. 정부의 공명선거의지가 뚜렷했고 여야당이
자제했으며 매스컴이 연일 깨끗한 선거 캠페인을 벌였고 후보들이 자숙했고
유권자들이 한표 한표에 "공명"을 담았다. 국민전체의 합작품이었다.
20일 실시되는 시도의원선거가 어제부터 유세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도
기필코 공명하고 깨끗한 것이 되게 하기위해 선전포고를 하는 각오로
임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 반란세력을 증식하게 되고 그것을
치유할 능력이 약화될수 밖에 없게된다. 깨끗하지 못한 사람들은 불순한
것에 무감각하게 되고 그것을 퇴치할 용기도 갖출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불순한 것에 끌려다니는 사회가 되고 만다. 이것은
용납될수 없다. 우리 사회를 그렇게 방치할수 없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오염과 준엄하게 싸워야 한다. 모든 사람이 일차적으로 자신과 싸워야
하며 그런후에 사회의 불순함과 싸워야한다. 그것이 이번 선거다.
벌써부터 선거타락조짐이 나타나 우리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다. 10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5억원을 쓰면 낙선한다는 10당5락이란 말도 나돌고있다.
어떤 국회의원은 출신구내의 후보공천을 미끼로 거액을 챙겨 구속되기도
했다. 다른 일부 의원들도 몇억원을 받았다는 소문이 가시지않는다. 부산
어느 구의 여권출마희망자는 후보등록직전에 아예 출마포기선언을 했다.
선거를 치르려면 최소한 5억원은 쏟아야 할것같아 그런 혼탁속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선거준비사무실을 열자 지역의 각종 자생단체들이
회식비를 달라고 손을 벌리고 표몰이꾼들이 몰려와 분수이상의 운동비용을
요구하여 실망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의 자화상인가. 깨끗한 선거를 합작해냈던 우리가
이번에 다시 더러운 선거를 합작하게 되는것이 냄비끓듯하는 우리의
속성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기위해 오염과 맞서 싸워야 한다.
도덕을 잃고 타락하면 민주화는 공염불이다. 민주주의는 혼탁과 타락이
아니라 그런것들을 투표를 통해 정화하고 심판하는 과정이다. 그것을 이번
선거에서 증명해야 한다. 우리의 민주시민자격이 시험되는 엄숙한
지방선거인 것이다.
(이)
선거가 혼탁한 김품거래로 타락하면 경제에 충격을 주고 민생을 타격하게
되는 것도 큰일이다. 지금 업계에선 자금난으로 아우성이다. 5월중
총통화가 19.5%나 늘어났다고 하지만 막상 자금이 가장 긴요한 제조업들은
돈줄이 막혀 공장을 제대로 돌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판에 부정한
선거자금이 막대하게 살포된다면 생산업계의 자금구득난은 더 가중될
것이다. 또한 이같은 소모성자금은 곧바로 인플레로 이어져 민생고의
악순환을 유발한다. 일부에선 이번 선거에서 줄잡아 1조원이 살포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작태다. 이래서는 선거가 경제를
목조른다고 아니할수 없다.
본란은 전에도 지적했듯이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다반사다. 이것을 무슨
잔치처럼 흥청망청하게 여기고 치르게 되면 기둥뿌리가 빠진다. 정치가
경제의 해독이 되는 것이다. 일상사처럼 흥분함 없이 차분하게 해야
선거가 생활속에 자리잡게 된다. 그러려면 선거일을 굳이 공휴일로
지정할것도 없다. 일요일에 하든가,주중에 일하면서 투표해도 선거의
의미가 결코 줄어들지 않을것이다. 무언가 돈이 덜 들어가는 선거가 돼야
정치가 부패하지 않고 깨끗해질 것이다.
막대한 자금을 물뿌리듯 하는 후보에게 깨끗한 정치를 기대하는것은
그야말로 연목구어인 셈이다. 그런자를 정치에서 추방하는것이 이번선거에
달렸다.
얼맛동안의 선거분위기를 보면서 가장 울분스러운것은 왜 정당만 관여하면
선거가 혼탁해지느냐 하는 점이다. 정당은 정치의 오염원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확고히 립증하려는 것인가. 말로만 공명을 외치고 실제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데에 부패선거의 함정이 있다.
정치입문때부터 룰을 안지키면 의사당에서의 거창한 발언이 모두 위선이
될수밖에 없다. 그러면 정치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각계각층의 이기적
반란을 수습할수 없게 된다.
우선 정부여당은 선거에 패배할 각오로 공명선거에 임해야 한다. 그것이
길게는 이기는 길이다. 야당과 무소속에도 똑같은 충고를 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공정한 심판에 호소해야하며 대다수 유권자가 그러리라는 것을
전제로 선거에 대처해야한다. 그것이 정치의 도덕과 경제를 함께 살리는
길이며 민주화의 희망을 부풀리는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