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계의 임금협상이 전반적인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의 투신을 계기로 "노.학 연대투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임금교섭을 둘러싼 노사간 마찰과 진통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일 경제기획원, 노동부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올 임금인상폭을 둘러싼
노사간 협상이 매우 지지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노협등
재야노동단체와 학원가가 강군 치사사건에 이어 발생한 한진노조위원장
박창수씨 투신사건에 공동대응키로 결정, 9일중 시한부 파업을 벌이기로
결의하는등 본격 개입할 움직임이어서 임금타결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임금협상 시즌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현재 전국 6천5백90개의 1백인이상 사업체중 올 임금교섭을 타결한 곳은
전체의 16%인 1천1백11개업체에 불과, 임금타결 진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5%에 비해서도 낮게 나타나는등 올 임금교섭이 전반적으로
매우 부진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4천1백16개 대상업체 가운데 임금교섭이
타결된 곳은 15.4%로 작년동기의 20.2%에 비해 무척 더딘 진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정부가 선도부문으로 선정한 3백개 업체의 경우도 이날 현재 약
33.3% 정도의 진도율에 머물고 있다.
더구나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올 임금교섭을 둘러싼 협상이 극히 부진,
30대그룹에 속한 5백39개 업체중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 곳은 전체의
6.3%인 34개 업체에 지나지않는등 중소기업들에 비해 대기업들의
임금교섭이 더욱 부진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올 임금교섭이 매우 부진한 가운데 박씨 투신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노.학연대투쟁이 본격화될 경우 전반적인 산업계의
임금협상 분위기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각 부처별로
소관업종의 임금교섭을 조기에 매듭짓기 위한 행정지도를 대폭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올들어 지난 6일까지 노사분규 발생건수가 72건에 불과, 지난해
같은 기간(1백9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데다 그동안 계속 지난해보다 많은
수준을 보였던 쟁의발생 신고건수도 4백60건으로 작년동기(4백66건)에
비해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노.학연대투쟁 움직임등에 자극받아
분규가 재연되지 않도록 재야노동단체의 개입을 차단하고 불법분규에는
즉각 공권력을 투입하는등 다각적인 준비태세를 갖추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올들어 지난 3일까지 1백인이상 사업체의 평균 타결임금 인상률은
8.9%로 작년동기의 8.5%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까지 약 11% 내외의 수준을 보였던 제조업체의 경우에도
임금타결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평균 타결임금 인상률이 9.7% 수준으로
낮아져 "한자리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