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정유(대표 장홍선)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극동의
50% 지분을 보유한 현대측과 주거래 은행인 상업은행이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난 타개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경영권이 현대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9년 11월 하루 6만배럴 규모의
정유정제시설과 3만4천배럴 규모의 중질유분해시설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던 극동정유는 엄청난 규모의 지급이자등으로 가동 첫해인 지난해
총 1천1백6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등 극심한 자금난에 직면,경영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말 현재 극동의 부채 총계는 무려 1조4천4백97억원으로 연간
지급이자와 할인료 부담액만도 1천2백19억원에 달했으며 1천억원이 넘는
엄청난 적자로 총 6백60억원인 자본금이 크게 잠식돼 마이너스
3백75억원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총 7천여억원의 엄청난 투자비를 들여 건설한 중질유분해시설이
올해초 대형 화재사고를 일으킨 뒤 두달이 넘은 현재까지 가동을 못하고
있어 설상가상으로 자금회전 마저막힌 상태다.
이같은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극동정유 경영진들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룹측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대측은 이를 거절,유상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을 계속 주장해오고 있다.
주거래은행인 상업은행측도 극동이 이미 사채발행 한도액을 초과한데다
부채규모가 너무커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신규대출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만이 자금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극동정유의 유상증자를 주장하고 있어 극동정유가 당면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증자를 실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극동과 현대,주거래은행 관계자들은 이미 유상증자의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재 상태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장홍선 사장측의 자금조달 능력이 회의적이어서 현대측과의
50대 50 지분비율이 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재 논의되고 있는 유상증자의 규모는 총1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장사장측이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지는 매우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유상증자가 실시되고 극동측의 실권이 발생할 경우
그동안 정유사업 진출을 끈질기게 추진해 온 현대그룹 측이 극동정유의
경영권을 정식으로 인수 정유사업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정유업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