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오는 19일 제주도에서
한.소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공동관심사를 논의한다고 이수정청와대
대변인이 9일 저녁 발표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12월 소련을 방문한
노대통령의 한국방문초청에 따른 것으로 오는 16일 일본을 공식방문한후
귀국길에 제주도에 들러 3-4 시간 머물면서 한.소정상회담을 가진뒤 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시간 8일) 소련외무성을 통해
산적한 국내 문제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한.소양국간의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방문후 19일 귀로에 제주도에 도착하여 노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공노명 주소대사를 통해 전달하면서
한국측의 입장을 타진해 왔는데 노대통령은 주소대사관으로부터 이같은
보고를 받고 이를 수락했다고 이대변인이 전했다.
이대변인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소련의 최고지도자로서는
남북한 통털어 처음있는 일로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한국의 중요성과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소양국간의 협력을
중시하고 있는 소련의 정책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변인은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지난해 6월 샌프란
시스코와 12월 모스크바에서 가진 정상회담에 이어 불과 10개월만에
3차례의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한.소양국간의 협력관계와 양국정상간의
친교관계가 얼마나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가를 반영해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제주도 한.소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정치, 경제분야의
협력관계를 더 한층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폭넓은 의견교환을 갖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관계자는 한.소정상회담에 대해 "소련은 한반도의 안정이
없이는 동북아의 안정을 기할수 없다는 우리정부의 입장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었다"고 말하고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우리의
유엔가입문제와 남북한간의 대화 교류촉진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며 특히 유엔가입문제를 푸는데 큰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의 김일성이 지금까지 모두 7차례나 모스크바를
방문했으나 한 차례도 소련의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한 일이 없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회담 에서는 유엔가입문제외에 한.소경제협력증진문제,
그리고 북한의 핵안전협정가입문제등 양국간 공동관심사가 깊이 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노대통령의 방소때 가까운 시일내에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최근의 소련 국내사정으로 4월중
방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어 왔는데 소련측은 이날 상오 7시께
주소대사관을 통해 정상회담을 희망왔고 이에따라 양국간 전화협의를 통해
하오 8시20분께 회담장소를 제주도로 결정했다.
한.소양국이 회담장소를 제주도로 결정한 것은 아직 소련과 동맹
관계를 맺고있는 북한을 의식한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을
회담장소로 할경우 의전절차등으로 많은시간이 소요된는 점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제주도 정상회담은 이날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동시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