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라비아연방 크로아티아공화국 경찰특수대는 2일 연방군의 최후
통첩에 따라 유혈 인종충돌이 발생했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서 철수를
시작했으나 크로아티아공화국내 세르비아인들이 여러 도시에서 보도블록을
던지며 도로를 차단하는등 저항을 계속함으로써 민족간의 갈등이 더욱
첨예화돼 내전의 암운마저 감돌게 하고 있다.
유고슬라비아 연방군은 이에 앞서 크로아티아공화국 경찰에 대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서 3일 하오 2시(한국시간 하오 10시)까지
철수하라고 촉구하고 이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경우 강제로 축출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연방간부회의에 대해 "사태 해결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플리트비체 지역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군에
행동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같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
민족주의 지도자들은 세르비아공화국에 일부의 영토라도 할양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는데 프라뇨 투지만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공화국 수도
자그레브에서 청년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우리는 결코 크로아티아
영토의 일부분이라도 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요시프 볼즈코박 내무장관도 크로아티아공화국내 크라지나 지역
세르비아인 지도자들이 이 지역을 세르비아공화국의 일부로 만들겠다고
천명한 것과 관련, "크로아티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 자체적으로 방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포함하고 있는 크라지나 지역은 크로아티아
공화국 서부에 위치한 세르비아인 거주지역으로서 지난 31일 유고슬라비아
연방내 최대 민족인 세르비아인과 크로아티아인들간의 분쟁이 야기된
곳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고 연방간부회의와 크로아티아 및 세르비아공화국은
긴급 회의를 소집했지만 세르비아인들은 크로아티아공화국으로 통하는
도로를 바위와 목재로 가로 막는 등 몇몇 도시들을 차단하기 시작했으며
크로아티아 경찰은 지난 31일 세르비아인들의 공격을 받아 부상했던 경찰
1명이 또 숨졌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부코바르시 인근에 설치한 바리케이드 앞에서 멈춰섰던 한
여인이 총격을 당해 부상했으며 크닌시에서도 비록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몇차례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한편 세르비아 의회는 이날 긴급 회의를 가진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비록 크라지나 지역을 세르비아공화국으로 흡수한다는 단호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세르비아 의회와 공화국의 모든 국가 기관은 크로
아티아공화국내 세르비아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크로아티아공화국 관리들은 세르비아는 넓은 영토를 차지해
거대한 세르비아공화국을 창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것들은 전쟁에
대비한 준비작업"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크로아티아 4백50만 인구의 1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세르비아인들은 박해를 두려워해 크로아티아공화국에서 분리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크로아티아공화국의 연방 탈퇴 조치를 반대하고 연방
잔류를 바라고 있다.
크로아티아공화국과 세르비아공화국간의 긴장은 지난해 크로아티아
공화국이 자유총선을 통해 45년간의 공산통치를 마감한 반면 세르비아
공화국에서는 공산통치가 존속되는 사태가 벌어진 이후 계속
고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