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인의 소련 유권자들을 상대로 소연방의 존속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17일 소련 전역의 17만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으며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극동과 중앙아시아지역이
높은 참여 도를 보이는등 초기 투표율 집계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그의 정적인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이 소련이 직면한 위기극복 방안에 관해 첨예한 이견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치러진 이번 투표는 중앙정부와 각 공화국간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새 연방조약의 성립 여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도 띠고 있어 장차 이 두
지도자의 정치적 입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민투표에서는 러시아공화국이 독자적인 대통령 직선제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등 6개 공화국들이 연방조약문제외에 고유의
지역문제를 투표 안건으로 추가했는데 러시아에서 대통령 직선제가
주민들의 승인을 받을 것은 거의 확실하며 이에 따라 옐친의 입장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하오 6시 현재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 타지크,
우즈베크, 투르크멘, 카자흐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유권자의 80%가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으며 총 1억3백만의 유권자가 분포된 소련 최대의
러시아공화국의 경우 전체 집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선관위는 투표가
끝나갈 무렵 러시아의 투표율이 지역에 따라 50-87%의 편차를 보였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시베리아의 경우 이날 하오 2시까지 바이칼 지구에서 60%의
투표율을 보였으며 이날 상오까지 탄광지역인 케메로보에서 75%,
옴스크에서 24%의 투표율이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편 투표가 완료된 극동 북부의 랭글섬에서는 투표자의 80.4%가
연방조약의 존속을 지지하는 한편 대통령직선제 찬성률도 72.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또 일본과의 영토분쟁 대상이 되고 있는 북부 쿠릴열도에서도
투표자의 71%가 연방조약안을 승인할 것으로 나타났다.
타스통신은 이날 몰다비아공화국에서 1백50여명의 몰다비아
민족주의자들이 수도인 키시네프의 한 공장안에 차려진 투표소를
습격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밖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도 투표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