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민당이 9일하오 시내 보라매공원에서 개최한 첫 수서비리규탄대회에는
전날 눈이 많이 온데다 쌀쌀한 날씨탓인듯 예상보다는 적은 규모의 인파들이
모여 평민당이 과거에 열었던 다른 집회때보다는 다소 썰렁한 분위기.
평민당의 당원들과 관중들은 하오 3시 대회가 시작되면서 속속 몰려들기
시작했으나 전체 청중수는 5만여명정도로 추산됐는데 평민당측은 청중규모가
50여만명에 달한다고 상반된 주장, 김봉호사무총장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기대이상의 청중들이 모여 대회는 대성공"이라고 평가.
평민당은 대회장 상공에 <수서비리은폐조작 노정권은 고백하라>, <공안
통치 종식하라>는 등의 대형 애드벌룬을 띄웠고 출입구주변에도 <국민은
분노한다. 공안통치 포기하라>, <수서공범 색출하라>는등의 플래카드를
내거는등 수서비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여공세를 전개.
대회는 하오 3시10분께 김총재가 대회장에 들어오면서 고조되기 시작.
트럭을 개조한 무개차에 탄 김총재가 입장하자 청중들은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김대중>을 연호했고 태극기와 평민당 깃발을 흔들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으며 단상에 오른 김총재는 두 손을 흔들어 환호에 응답.
이날 대회에는 재야신당인 신민주연합당에서 이우정창당준비위원장이
연사로 나섰고 박일 전의원과 김창환씨등 간부들이 참석해 평민당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반면 민주당과 민중당측에서는 연사조차 보내지
않아 불편한 관계를 노출.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보라매공원주변에도 상당수의 시민들이 가설된
확성기를 통해 김총재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으며 일부 재야세력은 시민들을
상대로 유인물을 뿌리는등 별도의 정치활동을 벌이기도.
김총재는 하오 3시50분께 연단에 올라 "오늘은 선거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오직 수서비리에 대해서만 말하겠다"고 전제한뒤 "왜
선거문제를 언급하지 않는지 잘 알지요"라고 물어 청중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
그는 "고양이는 쥐를 잡기위해 있고 정당은 선거를 하기위해 있는
것인데도 노정권은 적반하장격으로 우리가 먼저 수서비리 전국규탄대회를
한다고 했다가 동시선거약속을 어기고 분리선거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
김총재는 또 "한보로부터 부정한 돈이 들어온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2억원이외에는 단 한푼도 받지 않았음을 평민당의 명예와
김대중의 인격을 걸고 말한다"고 결백을 주장한뒤 수서사건은 청와대
비서실의 고위간부가 신라호텔에서 정태수한보회장과 만나 문제삼는 사람만
뇌물을 준 것으로 검찰에 진술하고 장병조씨를 제외한 청와대인사를
거명하지 않을 경우 기업은 살려주기로 사전에 짜맞춘것이라며 청와대
개입설을 폭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