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시 혈액이 응고되지 않는 유전질환인 혈우병은 선진외국의
경우 전국적인 진료망을 갖추고 정부예산이나 의료보험을 통해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 해주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전국적인 진료망이
미비한 것은 물론 환자에 관한 정확한 통계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특히 오래전부터 공익재단을 설립, 무료치료와 함께
재활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평균수명이 60세를 넘고 있으며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주)녹십자가 6억8천만원의 기금을 내놓아 지난달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이사장허영섭)은 국내 혈우병환자에게 각종
검사는 물론 치료약품까지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경제사정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혈우병의 발생빈도는 인구 4천명당 1명꼴로 국내에 약 3천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의료기관에 등록된 환자의 수는
6백명정도이며 한국혈우재단에 등록한 환자는 8일현재 2백90명에 그치고
있다.
혈우재단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부속클리닉(전화 928-4581 2)을
갖추고 등록환자에게 3개월마다 치료약품을 제공할 계획인데 부산
백병원, 광주전남대병원, 대구경북대병원, 전주예수병원등 4개
지방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에 대해서는 영 수증을 보내오면 치료약값을
송금해준다.
혈우병환자는 정기적으로 치료제를 투여받아야 하는데 1인당 월평균
치료비용은 평균 30-40만원으로 경제사정이 어려운 저소득층은 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혈우재단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치료약품은 만 6세이하의 취학전
어린이에게 매월 2백50I.U.(국제단위) 4병, 국민학생 8병, 중학생 12병,
고등학생 이상 10병이며 환자 본인이 주민등록증과 의료보험카드를
지참하고 재단을 방문, 등록을 해야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혈우재단 부속클리닉 강신혜원장은 "일부 지방 환자들의 경우
교통문제등으로 정기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밝히고 "환자 자신이나 가족이 가정에서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자가치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 다.
강원장은 또 "전국의 환자를 위한 체계적인 진료망구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장기적으로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활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혈우병은 열성유전으로 대부분의 남자에게서 발생하며 보행을 시작할
무렵 타박 상등의 상처를 입거나 치솔질하다 잇몸의 출혈등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무릅관절이나 다리관절이
기능장애를 일으키거나 기형을 유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