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선원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감염 사실을 숨기고 결혼,
아기까지 낳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AIDS환자인 문모씨(32)의 부인 이모씨(29.부산시
남구)가 관할 부산 남구보건소에 확인, 관계당국의 AIDS 환자관리의 허점을
폭로함으로써 밝혀졌다.
이씨에 따르면 남편 문씨가 외항선원으로 일하다 AIDS에 감염돼 지난
89년 3월 보사부로부터 AIDS 감염자로 최종 판결을 받고도 감염 사실을
숨긴채 지난 89년 5월 자신과 결혼했으며 지난해 4월 사내아이를 낳았다는
것.
이씨는 결혼 이후 계속해서 보건당국이 남편과 자신에게 정기검진을
요구해와 의심을 갖게돼 최근 남구보건소에 검진 사유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남편이 AIDS에 감염된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안 이씨는 정신적 충격을 받고 몸져 누웠으며 변호사를
선임, 이혼소송을 준비해놓고 오는 10일 귀국하는 문씨를 기다리고 있다.
이씨와 이씨의 친정가족들은 "AIDS 감염환자에 대한 관리소홀로 이같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현행 AIDS 예방법은 `감염의 예방조치 없이 행하는 성행위''와 `혈액
또는 체액 을 통하여 타인에게 전염할 수 있는 행위''를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사실상 AIDS 환자의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
부산 남구보건소와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이씨와 아이는 지난 2월
중순 검진결과 감염이 안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AIDS 환자에 대한
신변보호와 가정 파탄 방지 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우리나라에선 현재까지 1백31명의 AIDS 환자가 발생했으며 부산에서는
43명이 발생, 2명이 숨지고 4명은 타 시.도로 전출했으며, 37명이 당국의
특별관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