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앙수사부(최명부
검사장)는 17일 평민당 이원배의원이 소위 ''양심선언''에서 밝힌 "수서
문제에 관해 노대통령이 두번 보고 받았으며 다른 청와대비서관들도
수서건에 관련돼 있다고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이 밝혔다"는 내용의
사실여부와 평민당에의 정치자금(2억원) 유입경위등을 밝히기 위해
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의원을 이날 하오 대검청사로 소환, 정회장과
대질신문을 벌였다.
*** 이원배의원, 당비헌납 3억원중 1억원 가로채 ***
정회장은 이날 대질신문에서 이의원에게 3천만원 (90년8월중순),
1억원 (90년11월15일), 3억원 (90년12월15일)등 3차례에 걸쳐 모두
4억3천만원을 주었다고 밝히고, 이중 지난해 12월15일"청원을 잘
처리해 주고 평민당측에서 공문을 보내줘 고맙다"며 ''당비로 쓰라''고
이의원에게 3억원을 건네주자 이중 이의원이 2억원만 당비로 내고
1억원은 수고비조로 "자신이 쓰겠다"며 가로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의원집에서 압수된 1억9천만원 (90년 11월13일자 발행
1백만원권 1백매, 90년12월15일자 발행 1백만원권 90매)중 9천만원은
수표 추적결과 이의원이 수고비조로 가로챈 1억원중의 일부로
밝혀졌으며, 나머지 1억원은 지난해 11월15일 개인적으로 받은 돈으로
나타났다고 명세를 밝혔다.
*** 검찰 "뇌물성으로 보기 어려워" 처벌 안해 ***
그러나 검찰관계자는 당비로 건네진 2억원은 정치자금조로 제공된
것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뇌물성''으로 보기 어려운데다, 법률 검토결과
정치자금법으로도 형사처벌이 곤란한 것으로 의견이 모아져 이의원의
뇌물액수에 2억원을 추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회장은 또 청와대 비서관들이 수서건에 관련돼 있는 것으로
자신이 밝힌 적이 있다는 이의원의 ''양심선언''내용에 대해서도 "지난
1월19일 이의원이 급한일이 있으니 만나자고해 서린호텔에 갔더니
이의원이 ''김영도의원(평민)이 자료를 입수해 폭로하려하니 큰일이다''고
해 ''(수서건에 대해)고마운 정표로(돈을)준 것인데 그런 문제조차
자체내에서 해결하지 못하느냐''고 말했었다"고 진술, 이를 부인했다.
정회장은 자신이 2억원을 이의원에게 준 것은 평민당이 수서건과
관련, 서울시등 관계기관에 공문을 보내 주고 청원을 잘 처리해 준데
따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회장의 진술은 ''당시 이의원으로부터 김대중총재를
존경하는 정태수라는 기업인으로부터 연말 연시자금으로 쓰라면서
줬다는 얘기를 듣고 2억원을 받았다''는 평민당 권노갑의원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이에앞서 검찰은 16일 이의원의 "양심선언"을 평민당이 발표한직후
"정태수 한보그룹회장은 이의원에게 그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말했다"고 공식해명했었다.
최명부 대검중앙수사부장은 이날 밤 8시30분께 기자회견을 자청,
"이의원이 서울시의 택지특별분양 발표가 있기 전 정회장을 만났을때
"정회장이 ''홍성철, 정구영(현검찰총장), 이연택씨등 전청와대 비서관들이
이 사건에 관련돼 있으며 노대통령 자신도 두번이나 보고를 들었다''고
주장한 사실에 대해 정회장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최부장은 또 이승윤부총리, 이종남법무장관, 권영각건설장관,
김용환 전민자당정책위의장, 서청원의원및 서울시와 건설부관계자들이
당정협의를 몇번씩 거친 일이니 걱정할 것없다"고 정회장이 말했다는
부분도 정회장이 부인했다고 강조했다.
최부장은"이의원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이의원이 소환되기전
유서형식의 ''양심선언문''을 작성해 평민당에 맡겨놓고 왔다는 진술을
했었다"면서 "그러나 확인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정회장과
대질신문을 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최부장은 이어 정회장의 말레이지아 출국직후인 지난3일 특혜분양
사건이 언론에 터지자 이의원이 한보주택 한근수전무를 찾아가 정회장이
준 돈을 돌려 주려고 했으나 한전무는 ''회장님이 알아서 한 일이니 내가
받을 수 없다''며 거절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