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8년 북방정책 추진과 함께 대북방경제협력 교통정리를 위해
창설된 국제민간경제협의회(IPECK)의 이한빈초대회장이 9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이회장은 이날 IPECK회원사에 보낸 서한을 통해 "IPECK이 설립
초기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본인으로서는 현단계에서
협의회 회장직을 사임코자 한다"고 사의 의사를 밝혔다.
이회장의 갑작스런 사의표명은 본인이 밝힌대로 IPECK
초대회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IPECK의 위상
재정립과 관련해 불편했던 자신의 심기를 행동으로 보인 측면이
더욱 강하다.
지난 연말 경제기획원에 의해 IPECK이 수술대 위에 올라 주요업무를
기획원과 무역진흥공사등에 넘겨주고 결국 연구조사기관으로 기능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소외 당한 섭섭함이 사의표명의 가장 큰 이유라는
후문이다.
특히 자신이 그동안 이룩해놓은 한.중관계개선등 모든 공적은 철저히
무시당한채 실권을 황인정부회장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올해들어 비상근
명예회장으로 물러 앉게 되면서 아예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
이회장이 회원사에 보내는 고별서한을 통해 자신의 사의의사를
표명했다는 사실도 무언가 불편한 심기의 표출이라 보여진다.
이회장이 지난7일자로 한신경제연구소의 고문으로 취임한 것 역시 벌써
오래전부터 IPECK과 고별하려 했다는 사실을 반증해 준다.
부총리를 지낸바 있는 이회장의 갑작스런 사의표명은 그간의
사정이나 경위야 어찌 됐든 그가 북방경협의 일익을 충실하게
담당했었다는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