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라운드로 한미마찰이 한고비를 숨가삐 넘는가 했더니
주둔군비용삭감과 통상마찰이 겹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져 "부시
친서"로 나타나고 있다.
노대통령특사의 파미는 한국측의 적극적인 입장의 표현으로 받아
들여졌을 터이지만 양국경제현안을 일거에 해결할 사수가 없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 다르지 않아서 답답하다.
이런 상황이 쉽게 감정적대응을 유발하면서 미국에서 경제적인
반한분위기가 일고 있고 한국내에서도 문제를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일이 잦다.
특히 미국쪽에서는 한국의 언론들이 반미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감정은 어느쪽이든 늘 문제의 핵심을 놓치는데서 증폭되는 것이고
특히 나름대로 비전을 확고하게 갖지 못할때 국면을 지배하게 된다.
정치도 그렇지만 지난날 우리 경제는 한/미/일 3각관계를 기초로
하고 있다.
지금 그것이 미일경제마찰로 새로운 형태로 바뀌고 있지만 쉽게
말해서 우리경제는 일본에서 자금과 기술 부품을 들여다가 조립해서
미국에 수출하는 경제체제였다.
이 경제체제는 처음에는 미국이 의도한대로 소비재를 중심으로한
교역상품을 값싸게 미국에 공급한다는 의미에서 미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80년대에 들면서 양상이 뒤바뀌기 시작했다.
일본을 주축으로 한 한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의 이들 "아시아적
무역구조"의 나라들이 미국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는 현실을 미국이
거부하면서 미국과 이들 "아시아적 무역구조"간의 마찰은 시작된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86년이래 본격화된 이 마찰의 결과로 이른바
"아시아적 무역구조"가 이미 와해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들어 일본의 대한기술수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거나 우리
수출상품의 경쟁력이 동남아나 미국에서 현지생산된 일본제품에 뒤지고
있다는 것이 그 구체적인 모습들이다.
"아시아적 무역구조"에서 일본이 빠져나가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 모두 경제의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있는 것을 지난 1년여 우리는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큰 흐름에서 보면 미국의 세계를 향한 개방압력, 특히 일본을 대상
으로한 경제압력은 앞에서 일본의 대응면에서 보았지만 그것이 미국
경제를 재건하는 왕도가 못된다는 것이 이미 명백해졌다고 해야할 것
이다.
일본경제구조조정합의와 최근의 우루과이라운드에 이르기까지 미국
의 계속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미일역전이 그같은 정책의 연장선에서
반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몇년 경제적으로 우리 경제의 규모확대와 정치적으로 냉전의
와해에 따른 동북아역학의 재설정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한단계 높인
호기를 제공하고 있다.
종래 정치에서 냉전체제에 얽매이고 경제에서 한/미/일 3각틀에 묶여서
자라 왔으나 이제 이런 수동적인 입장에서 능동적인 행위자로 변신할
가능성은 지난 1,2년 호기를 계속 놓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외교의 과제다.
앞에서 미일간에 중소와 동유럽시장을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했거
니와 우리외교는 지금 미국과 더불어 시베리아와 만주에 동반진출하는
새로운 한미관계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낡은 한미마찰을 능동적으로
수렴하는 정책방향을 모색할 때다.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살피고 먼곳까지 내다보는 광각외교 그것이
1991년 우리 외교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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