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임과 건자재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사업기간이 긴 재개발사업이
건축비재조정 문제를 놓고 조합측과 시공회사간의 마찰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건설인력 및 건자재품귀현상이 가중되고
인건비와 건자재가격이 크게 오르자 시공을 맡은 건설업체들은 채산성이
없다며 평당공사비를 26-60%까지 추가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개발조합등 발주자들은 이에 크게 반발, 공사가 지연 중단되는 사태
마저 빚어지고 있다.
<>지난 86년 11월 럭키개발과 평당 78만원에 공사계약을 맺었던 서울
서대문구 대치동 재개발조합의 경우 작년 9월 럭키측의 요구로 건축비를
20만원 올려 평당 98만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노임단가 건자재가격 상승을 이유로 럭키측이 평당
1백20만원으로 재인상할 것을 다시 요구하고 있고 조합측은 이에 반발,
이미 착공에 들어간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럭키의 관계자는 "건설기능공 노임이 하루평균 4만2천원으로 작년
10월의 2만7천원에 비해 56%(1만5천원)가 인상됐다"며 "건자재 파동
등으로 현재 가격으로는 시공업체의 적정이윤(통상도급금액의 15%)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대문재개발조합은 한신공영과 한일개발을 시공업체로 선정, 지난
86년 7월 평당 78만원에 계약을 맺었으나 시공업체들이 올들어 당초
계약가격으로 공사를 할 경우 4백억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며 공사비를
평당 1백40만원으로 올릴 것을 다시 요구, 이에 반대하는 조합측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조합은 시공업체들과 수차례에 걸친 협의끝에 공사비를 인상하는
대신 8천5백평규모의 쇼핑센터와 썬큰가든등 2개 상가분양권을 시공
업체에 넘기기로 합의함으로써 가까스로 수습,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홍제11구역 재개발사업조합은 시공업체인 현대산업개발과 세차례나
계약을 반복했다.
지난 85년 평당 78만6천원에 계약을 맺었으나 시공업체의 요구로
작년 10월 평당 95만원으로 올린데 이어 올해 9월에는 다시 1백26만
5천원으로 세번째 계약을 체결한 것.
이에따라 이곳 재개발공사비는 당초 78만6천원에 비해 무려 60.9%나
오르게 됐다.
조합측은 조합원지분 2백60가구를 뺀 4백여가구를 내년 2월 일반분양할
예정이나 업체측은 내년 2월에 분양을 못할 경우 물가상승률을 감안,
업체가 조합에 지원해준 재개발자금을 정산할때 평당 1백32만원에
계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관계자는 "주택공급이 작년 46만2천가구에서 올해의
경우 11월까지 65만가구로 19만여가구나 늘면서 인력난 자재난이 겹쳐
목공의 하루노임이 7만원, 미장 타일공 노임이 5만원씩 하고 시멘트
30%, 골재 40%, 레미콘 15%등 대부분의 건자재가격이 15-40%씩 오른
상태에서 평당 1백20만원대의 작년도 계약단가로는 시공을 맡아봤자
손해볼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제4구역 재개발조합장 조창옥씨(63. 서대문구 홍제4동
16의1)는 "평당 단가외에 토목 암반공사비 자금지원에 따른 금융비용을
별도 정산키로 한 상태에서 건축비를 평당 1백30만원이상 요구하는 것은
업체들이 지나치게 장사속만 집착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건설부가 고시한 평당건축비는 전용면적 25.7평이하 15층이하
아파트는 평당 1백13만원, 25.7평이상 15층이하 아파트는 평당 1백
16만원으로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