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만에 실시된 통일독일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기민당의
헬무트 콜 총리는 3일 이번 승리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겐셔 외무장관의
자민당(FDP)등 연정 파트너 정당등과 함께 정부구성에 관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으나 FDP의 만만찮은 요구에 부딪쳐 조각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일의 결과로 보다 증대된 지위를 갖게
된 독일이 그 지위에 걸맞는 세계적 책임을 지도록 보장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독일군대를 페르시아만등 나토(북대서양조약
기구)이외의 지역에 파견하는데 필요한 헌법개정문제는 연정 및 야당인
사민당과 논의할 문제이지만 현재로서는 이같은 조기개헌전망은 없다고
말했다.
콜 총리는 "우리는 이번 선거의 압도적승리에도 불구, 겸허하게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자신은 오는 크리스마스까지를 목표로 기민당을
주축으로 한 기독교민주연맹(CDU)과 구동독의 자매정당연합체인 기독교
사회동맹(CSU)및 FDP와 함께 각 분야의 정책및 각료직 배분 문제를 이미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CDU는 이번 선거에서 총 54.8%의 득표에 성공함으로써 총6백56석의
전독의회에서 3백98석의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됐으나 기민당은
43.8%의 표를 얻어 지난 87년에 비해 오히려 약간 지지율이 줄어든 반면
FDP는 3년 전에 비해 1.9%가 늘어난 11%의 득표로 "(CDU라는) 개의 몸통을
흔드는 꼬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FDP 지도자들은 선거 직후부터 구동독지역에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차등과세제를 실시, 투자를 촉진하고 급속한 경제회복을 추진하자는
계획을 곧장 들고 나와 이 계획에 반대해온 콜 총리에게 정면 도전을
시작했다.
FDP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에서의 선전으로 FDP의 지분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오토 람스도르프 FDP 의장도 전보다 많은 각료직을
원한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으나 "우리는 심약하게 뒷전에 앉아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제 연정내 제2의 정당"이라는 말로 FDP의
협조 없이는 조각이 지연될 것임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