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2일 바딤 바카틴(53) 소련내무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보리스 푸고(53) 공산당 중앙감사위 의장을 임명했다고
소련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현 소련각료들중 가장 자유주의적인 인물로 평가받아온
바카틴 장관이 다른 직책을 맡게 될 것이며 최고회의가 그의 해임을
승인했다고 전했으나 그의 새로운 직책은 아직 확정돼지 않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주일전 권력구조개편안의 일환으로 정부고위직에
대한 폭넓은 변동을 약속한 바 있으며 이번주중 경제.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신장하는 내용의 정부개편안을
최고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소련인민대표대회내 보수강경파인 소유즈그룹은 1일 바카틴 내무장관이
분리주의자들의 폭력행위나 경제범죄에 대해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며
사임을 요구했었다.
이들 강경파들은 바카틴 장관이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크등지에서의 민족주의 분규를 막기위해 보다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진 푸고
신임내무장관은 지난 84년부터 88년까지 라트비아 공화국 공산당
제1서기를 지냈으나 독립운동이 고조되면 서 물러났고 88년이후부터는
공산당내 라트비아출신 인사로는 최고위직인 공산당 중앙감사위 의장을
지냈었다.
또 내무부 제1차관에는 보리스 그로모프(47) 키에프군구책임자가
임명됐는데 그는 과거 아프가니스탄 주둔 소련군사령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로모프 신임 제1차관은 그가 지난달의 군사쿠데타 계획과
관련돼있다는 자유주의 계열 대의원들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군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일부 부서에서 그가 지도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번 푸고의 내무장관임명은 지난달 연립정부구성을 제의하면서
내무장관 등 주요 3개직책에 대한 임명권을 주장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에게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