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식농림수산부장관은 31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미국, EC
(유럽공동체), 일본, 캐나다, 호주 등 9개국의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협상 대표들과 모임을 가진데 이어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아트 드 주 농산물그룹 의장을 예방하고 한국농업의 어려운
현실과 이에 따른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구체 적으로 설명하면서 한국의
농산물 수입 전면개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1일 농림수산부에 들어온 현지보고에 따르면 조장관은 급격한 농산물
수입개방은 한국처럼 영세하고 구조적으로 취약한 농업을 완전 붕괴시킬
우려가 있을 뿐만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하고 각국별 특수상황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이 15개 농축산물을 NTC(비교역적 기능)품목으로 선정했으나
쌀 등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미 수입이 개방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한국의 "오퍼 리스트"(국별 수입개방 및 보조금감축 계획)에 대한
드 주의장의 이해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옥수수와 콩의 경우 한국이 국내 수요량의 대부분은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들 품목을 NTC품목에 포함시킨
것은 수입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산간지역 농가의 소득원 보호와
지역균형 개발, 고용유지 등을 위한 것 이라고설명하고 한국은 국내
수요증대에 따른 탄력적인 수입을 통해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기본정신을
존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드 주의장은 국가별로 특정 농산물을 NTC품목으로 인정할
경우 많은 품목이 NTC품목에 포함되어 농산물교역 자유화를 논의하는
우루과 이라운드 협상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이에 앞서 조장관이 9개국 협상대표들과 가진 모임에서 호주,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은 한국이 지난 10월29일 제출한 오퍼 리스트를 통해
관세화를 원칙적으로 수용키로 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15개
농산물을 NTC품목으로 선정한 데에 대 해서는 너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미국대표는 EC가 오퍼 리스트를 제출하지 못하더라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은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