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보수야당 국민당 이 당초
예상대로 압승함에 따라 짐 볼거 국민당 당수(54)가 3년 임기의
차기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웰링턴에서 북쪽으로 4백 떨어진 향리 테 쿠이티에 머물고 있는 볼거
당수는 마이크 무어 총리로 부터 노동당의 패배를 인정하는 전화를 받은
후 지지자들에게 나타나 국민당의 압승을 확인했다.
각당의 득표 최종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국민당은 의회의 97개
의석중 과반수가 훨씬 넘는 68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노동당은 28석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볼거 당수는 지지자들에게 치열한 선거전으로 인한 국민감정
분열양상이 빨리 치유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리가 단결하면 뉴질랜드는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 이라고 호소했다.
볼거 당수는 미리 준비한 연설을 통해 앞으로 엄청난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 이라며 "오늘 저녁부터 모두가 참여하는 정치가 시작된다. 따라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에 함께 대응하자"고 호소했다.
볼거 차기총리는 승리가 확정되기 앞서 가진 회견에서 국민당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는데 최우선의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볼거 당수는 이어 프랑스와도 관계를 개선하는 한편 동구국가들과도
무역증대에 관심을 쏟겠다고 밝히고 지난 몇년간 소원해진 일본과의
관계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러나 핵무기를 적재한 선박이 뉴질랜드 항구에 입항을 금지한
노동당의 정책은 계속 이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15세때 학교교육을 중단하고 농장일을 시작한 볼거 당수는 9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독실한 카돌릭 신자로 낙태를 반대하고 있다.
농부냄새가 물씬 품기는 정치가로 평가받고 있는 볼거 당수는 또
성실, 정직, 법질서 존중 등 전통적인 가치관을 적극 신봉하고 있다.
한편 불과 2개월전에 총리에 취임한 후 총선을 치른 무어 노동당
당수는 앞으로 야당으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악의나 비통한 기분은 없다. 세상일이란 이런 것"이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노동당의 이같은 참패는 특히 현직장관들의 패배에서 쉽게 읽을 수
있는데 국회 의장을 시작으로 상무장관, 이민장관, 소비자문제장관,
관광장관 등이 국민당 후보 에게 패배했다.
지난 6년간 집권한 노동당 정부는 의석수에서 56대40으로 국민당 보다
많았으나 지난 2년간 여론조사에서는 항상 국민당이 더많은 지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