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규가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9월들어 직장페쇄신고를 하고 공장문을 닫은 사업장이 두군데 나타났으며
그와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것은 겨우 면했더라도 쟁의가
계속중인 곳도 늘어나고 있다.
노동부발표로는 현재 노사분규가 진행중인 곳은 18곳이며 그중 10곳에서
극한적인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노사문제는 본격적인 협상시즌인 봄철에 예상보다는 부드럽게 위기를
모면했다.
분규발생건수도 전년보다 77.4%나 줄어들고 불법쟁의/농성사태로 많이
자제됐다.
이제 노사문제가 제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느껴졌었다.
특히 이번 분규현장에는 전에 없던 몇가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로 때로 분규중인 업체중에는 지난봄에 임금 단체협상을 완결한
업체들이 끼여 있다.
내년봄 이전에는 협상스케줄이 잡여 있지 않다.
분규의 주쟁점으로 되어있는 근무조건 같은것도 다 지난 협상에서
합의된 것들이다.
둘째, 노사분규가 직장폐쇄로까지 치닫고있다는 점이다.
이번 분규에서도 대기업들이 공장폐쇄를 했거나 그런 시도를 했었다.
지난 봄까지만해도 사태가 웬만큼 악화되더라도 기업주는 공장문을
닫으려고 까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작업장의 분위기가 악화돼있으면 그것이 정상화될때까지
아예 공장을 닫아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새로운 경향으로 흐리고
있다.
셋째, 작업장에 사실상의 태업이 늘어가고있다.
올해 노사분규에선 불법노동행위가 큰폭으로 줄어든 대신 작업거부는
작년의 37%에서 78%로 늘어났다.
그것도 기술적인 태업이 관철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태업이 시작된다.
생산라인가운데 비워 라인작업이 흐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분규가 없는 작업현장에도 번져가고 있어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있다.
우리산업이 당명한 어려움은 많다.
원유값이 배럴당 25달러로만 고정되어도 한국이 1.5%의 GNP 성장손실을
보는데 비해 일본은 0.1%손실에 그친다고 한다.
우루과이라운드로 국내시장 개방도 더해야하고 후발국들의 추격은
맹렬해져 간다.
우리의 산업은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국면에 들어서있다.
이런 보기에서 근로자도 기업주도 자기몫 요구의 목소리를 조금씩
낮추어 힘을 모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