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필리핀은 18일 그동안 많은 논란을 벌여온 필리핀 주둔 주요
미군 기지들의 단계적 철수와 이에 따른 양국간 관계 재정립에 관해 협의
하기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 클라크 기지 폐쇄하면 새 조약 체결키로 ***
미군기지조약을 비준하는 필리핀 상원은 이날 클라크 공군기지가
폐쇄될 경우 새로운 기지조약 체결에 대한 반대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혀
지금까지 고수해온 강경 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필리핀과 미국은 이날 마닐라의 필리핀 중앙은행 건물에서 내년
9월16일로 임대 기간이 만료되는 미국의 해외주둔 최대 기지들인 필리핀의
클라크 공군기지와 수빅 만 해군기지의 장래에 관한 회담을 시작했다.
이 회담의 양국 수석대표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방부 차관보와
라울 망글라 푸스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날 개막연설을 통해 이번 회담에
임하는 양국의 입장을 설명했는데 미군기지의 단계적 철수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들을 밝혔다.
아미티지 대표는 "나는 미해군 및 공군 병력의 대규모 필리핀 주둔이
끝날 날이 멀지 않았음을 확신한다"면서 "우리가 결정할 것은 미군의 감축
비율과 미군 철수로 인한 과도기를 전후해 양국 정부가 도모해야 할 관계
재정립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시아의 지역적 안보를 구축하고 필리핀군이 보다 많은
책임을 떠맡도록 하며 미군도 자체적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면서 "미군의 필리핀 주둔을 격렬히 반대하는
사람들조차도 미군의 급속한 철수는 파멸을 불러올 뿐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망글라푸스 필리핀 외무장관은 국가 주권이 경제나 군사전략에
결코 뒤지 지 않는 만큼 양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의 총체적
상황을 재검토하고 정 책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외교관들은 필리핀 정부가 수빅만 해군기지에 관해서는 보상
확대를 수반 한 3년간의 제한적 임대를 원하고 있으며 클라크 공군기지는
폐쇄를 통한 상용화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