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의 모스크바 시민들은 16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니콜라이 리슈코프 총리가 소련의 경제위기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이들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행진을 벌였다.
이날 고리키 공원에 운집한 시위군중은 "경제 위기"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모스크바강을 건너 크렘린으로 향했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볼셰비키 혁명 이전의 흰색과 푸른색, 붉은색으로
그려진 러시아 국기를 들고 나왔으며 "고르바초프 사임하라", "리슈코프
사임하라"고 외쳤다.
지난 5월과 7월 벌어진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리슈코프 총리나 전체
지도부의 사임을 촉구하는데 그쳤으나 이제 고르바초프에 대한 구체적인
사임 촉구가 등장함에 따라 소련의 정치투쟁은 새로운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