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사태와 수재를 비롯한 장외악재외에도 악성계좌 정리를 둘러싼
증권사와 투자자간의 마찰이 심화되면서 하락속도가 가속화 됐던 주가가
또다시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 증시붕락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주초인 17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부터 폭락, 10분만에
올들어 최저 치였던 지난달 25일의 5백87.38 아래로 곤두박질한뒤
20분만에는 5백80선마저 무너지는 등 점차 낙폭이 커져 상오 11시20분 현재
전일(15일)에 비해 18.15포인트 떨어진 5백72.47을 기록했다.
이같은 주가지수 수준은 지난 88년 1월12일의 5백71.29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4월1일에 비해 43%, 올해초에 비해 38%가
각각 폭락한 것이 다.
전업종이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내린 종목이 하한가 2백64개를
비롯한 5백95개에 달해 거래가 형성된 6백8개 종목의 97.7%에 달한 반면
오른 종목은 상한가 1개 등 7개, 보합종목은 54개에 불과했다.
특히 금융주에는 부분적인 투매양상이 나타나면서 기존 5개 시중은행이
모두 8천원대로 밀려나고 신한증권 1신주와 광주은행 및 충북은행 등
지방은행도 9천원대 로 떨어졌으며 증권주도 동서증권 우선주를 비롯, 16개
종목이 무더기로 9천원대로 주저 앉았다.
증안기금은 전장 동시호가시간부터 시중은행주를 중심으로 시장개입에
나섰으나 쏟아지는 악성매물을 거두어 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주 중반이후부터 연 4일동안 하락세를 지속해온 주가가 이날
폭락세를 나타낸 것은 이날 전장 동시호가 시간에 16개 증권사가 모두
8만2백주의 악성매물을 증안 기금측에 넘기는 등 최근들어 증권사의 미수금
및 미상환융자금 정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매물홍수로 주가가
당분간 상승세를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 로 매수세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이라크의 쿠웨이트 주재 서방대사관 침입사건 이후 UN
안보리에서 이 라크의 공중봉쇄를 결의하는 등 한동안 소강국면을 보이던
중동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가상황으로 치닫고 중부지방의 폭우피해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 고객예탁금을 비 롯한 증시주변자금의 이탈과 증안기금의
고갈 등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증권전문가들은 최근의 장세에서 매수세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증안기금의 매수 여력은 점차 한계에 달하고 있어 악성계좌 정리를 위한
매물이 계속 쏟아지는한 주 가폭락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