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물이 빠져 나가면서 잠겼던 농작물이 하나 둘씩 고개를
내밀고 있는 14일 아침 동이 터 오면서 이재민들은 집으로
돌아간다는 기쁨보다는 현실로 닥친 복구등 생각에 허탈감이 앞섰다.
한 여름동안 땀흘려 재배한 농작물은 수확조차 할 수 없는데다
난장판이 된 집안을 서둘러 정리한다 해도 급히 돌봐야할 가축조차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틀동안 고양군 일대 5개 읍.면의 주택과 농경지를 삼켜 버렸던
강물은 서서히 빠져 나가고 있으나 이재민들에게는 이제부터가 힘겨운
복구의 첫삽을 떠야 하는 시작이자 실망스런 나날의 첫 아침이었다.
*** 재대본부 각종 보상-지원책 마련 부산 ***
그동안 한강 범람으로 침수된 지역은 일산읍 38개리, 지도읍
29개리, 송포면 16개리, 화전읍 10개리, 원당읍 3개리등 모두 93개리 58.97
에 달했으나 지난 13일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 14일 새벽 5시 현재까지
일산읍 주엽1.2.3.4리, 지도읍 토당2.3.4.5.8리, 행신 1.2.3.5리, 화전읍
화전 2.3.4리, 현천 1.3리, 덕은 1.2리, 원당읍 청사구리 등 22개리
대부분에서 물이 빠져 정상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71개리 지역은 아직도 수위가 2-3m로 높게 침수돼
있는데다 물이 빠지는 속도도 점차 둔화돼 물이 완전히 빠지기까지는 2-
3일정도가 더 걸릴 것으 로 보인다.
한편 재해대책본부는 13일 상오부터 본격적인 유실제방 복구에 나서
오는 15일까지 1백98m의 유실제방 복구를 마치기로 했다.
당초 한강물이 정상수위를 되찾을 때까지 들어 찬 강물이 빠질 수
있도록 복구작업을 미룰 예정이었던 대책본부는 이날 새벽까지 상당량의
물이 빠진데다 하류쪽 파주군 교하면 유실제방의 복구작업을 시작하도록
상오부터 작업을 재개했다.
대책본부는 군부대와 협조 불도저 3대, 포크레인 9대,페이로더
6대, 그레이더 2대 덤프트럭 1백64대등 중장비와 헬리콥터 22대와 함께
5천여명의 장병들을 동원, 복구작업에 나섰다.
이날 재개된 복구작업은 호박돌을 담은 철망을 강바닥에 쌓은 뒤 흙과
자갈을 쏟아붓는 기본적 복구방법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