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 고위층이 순수 정책부서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구축한다는 명분아래
스스로 마련한 건설부 조직개편안에 대해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 20일
상오 권영각장관이 직원조회를 소집, 설득하려는 순간 직원들이 전원 일방적
으로 집단 퇴장하는등 사태가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국가공무원들이 기구개편 문제를 둘러싸고 이같이 조직적인 반발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서 이번 사태는 직원들의 신상문제와 직접 관련
이 있는 것이어서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 서기관급 이하 하위직 직원 조회서 ***
이날 조회에는 건설부 본부 공무원 약 7백명중 80% 가량이 참석했는데
이들은 9시30분 조회가 시작되고 국민의례순서에 들어가 국기에 대한 경례가
끝난뒤 권장관이 단상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으려는 순간 서기관 이상 간부들
을 제외한 전 직원들이 집단 퇴장해 버렸다.
권장관은 이같은 상황이 빚어지자 김대영차관등 고위간부들과 긴급간부
회의를 개최하고 각 국별로 국/과장들이 직원들을 설득, 상오 10시30분에
다시 직원조회를 갖기로 했으나 하급직 직원들이 조회참석에 불응, 조회재개
는 불발로 끝났다.
건설부는 지난 13일 하수처리장, 재해대책본부등 집행관련업무를 모두 타
부처로 넘겨주고 그 대신 타 부처가 관장하고 있는 주택, 국토개발 관련 업무
등을 건설부로 편입시킨다는 건설부 조직개편안을 마련, 청와대에 보고
했었다.
그러나 이 개편안은 건설부 정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기술직 공무원들
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행정직 공무원들의 입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일면서 부내에서 심각한 반발을 초래해 왔다.
건설부가 스스로 이 개편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오는 9월의 정기국회
의결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이러한 자체조직정비는 최근 행정
개혁위원회에서 협의된 바 있는 타 부처의 조직개편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관련, 19일 일부 언론기관에 "임시직(?) 몇사람이 건설부를 망치
는가?"라는 제목으로 이번 직제개편안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출처불명의
성명서가 발송되어 건설부 간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