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7개국(G7) 정상회담이 9일부터 미국 휴스턴에서 시작된다.
금년으로 16회가 되는 이 회담은 75년 1차 석유위기와 남/북대립의 격화
속에서 선진국들이 자국경제의 회복과 확대를 위해 마련한 것이다.
80년에 집권한 레이건은 이 G7회담을 대소전략의 발판으로 활용, 그후부터
정치적인 성격이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후 미국이 무역/재정적자에 허덕이게 되자 G7회담의 주제는
일본과 서독등 경상수지흑자국과 미국등 적자국간의 정책조정으로 바뀌게
되었다.
예민하게 국제역학관계와 세계경제의 흐름이 투영되어 온 것이다.
이번 휴스턴회담은 따라서 당연히 지난 1년간 이루어진 세계의 세기적변화를
여러가지 형태로 논의할 터이지만 그에 앞서 회담에 임하는 강대국들의
주도권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G7회담에서 이런 강대국 파워게임은 소련, 동구 및 중국에 대한 지원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서독의 콜 수상과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소련 페레스트로이카의 성패가
그대로 유럽의 장래와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또 그런 서독-프랑스-소련의 관계강화를 새로운 국제질서의 기류가운데
하나가 될 것을 노리고 선진국들이 소련에 2백억달러를 원조할 것을 제의하고
있다.
영국의 대처가 여기 제동을 걸고 있지만 일본은 이른바 북방4개도서의
소련으로부터의 반환이 없으면 대소경제협력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굳히고 이런 그들 입장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회담에서 독자적으로 동구에 대한 지원을 발표하고 "중국을
고립시키지 않기 위해 원조할 것"을 제안하는등 파워게임전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강대국들의 이런 파워게임이 이번 회담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세계가 이제 본격적인 탈냉전시대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소에 의한 세계지배(Pax-Russo-Americana)의 종언에 이어서 세계질서의
판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재기를 노리는 미국과 세계경제를 사실상 제패한
일본, 경제통합에 더해서 통독경기와 동구진출로 갑자기 커진 서구의 삼극
체제 출현이 벌써부터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삼극체제-G7의 또다른 조합을 기다리고 있는 새시대의 도전은
만만치가 않다.
그러나 이번 변화에 앞서 전환기 세계경제의 문제도 심각하다.
G7이 초미의 관심사로 삼는 것은 부의 세계적 불균형 문제다.
세계적 부가 일본에 집중되고 미국이나 소련이 허덕이게 된 것이 이 불균형
이고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로 G7간의 정책협조와 구사회주의권 지원이 논의
되고 있다.
그러나 그 불균형은 우선 세계의 부가 북측에 몰리고 그후에 다시 일본으로
집중된 것이다.
지난해 유엔경제총회는 80년대 10년을 남의 제국에게는 "잃어버린 10년"
이라고 규정했을 정도다.
부의 격심한 불균형은 어느 사회나 위기감을 높인다.
강대국간의 경제조정에 앞서 외채문젝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G7 초기회담때만 해도 회원자격을 놓고 시비를 당하던 이번 회담에서 중심
멤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