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방 최고회의 의장인 예브게니 프리마코프는 2일 "소련은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모든
가능한 일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련 외교정책에 관한 실력자로 차기 외무장관 발탁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그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미소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도중 한반도
와의 관계증진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고 "우리는 한반도의 모든
부분과 경제적 관계를 증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모든 부분이란 그의 발언은 북한 외에 특별히 한국을 강조해서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일본기자를 향해 "우리는 일부 일본 기업인에 실망했기 때문에
한반도와의 경제관계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소련과의
경제협력에 소극적인 일본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피력했다.
그러나 그는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의 의제에 관해서는 한국쪽에서
무엇을 제기할지 알수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소련과학아카데미 미-캐나다협회의 게오르기 아르바토프 국장은 한소
정상회담의 의의에 대해 양국이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고 영사관계를 수립한
이후의 다음단계로 이어지는 성질의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양국간의 공식
외교관계 수립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소련의 외교정책 전문가로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수행중인 아르바
토프는 한소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국교수립 원칙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정상회담 의제 중에 관계문제가 포함돼 있다고 시인한 그는 자신이 개인적
으로 한국과 소련의 관계 정상화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미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양국간에는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가지 진전이 이루어져
왔으며 특히 88올림픽에 소련이 참가한 이후 빈번한 교류가 있었다"고 지적
했다.
그는 한반도가 정치적, 군사적으로 높은 긴장속에 놓여 있는 만큼 한국도
소련과 북한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거나 끊어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회담에서 무엇이 논의될지 성급히 추측해서는 안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