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독일통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식인들은 독일의 피비린내 나는 과거의 망령을 완전히 떨쳐
벌리지 못하고 있다.
*** 여론조사선 72 % 가 통일지지 ***
"언론의 논설 집필자를 비롯, 여론주도계층 사이에 일반인들과는 반대로
독일통일에 대한 회의가 점차 짙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한 서독 외교관의
말은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실시된 갤럽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2% 는 독일 통일이
미국과 서방세계전체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12%는 해롭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루이스 해리스기구의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무려 76% 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일을 염려하는 사람들 중에는 역사와 급변하는 유럽문제에
관해 평균 이상의 지식을 갖고 있는, 교육받고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워싱턴 정가의 사교모임중 첫손에 꼽히는 행사로 지난달에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만찬의 분위기는 통일독일이 유럽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말없는 우려가 웅변적으로 입증된 계기였다.
약 2천 5백명에 달하는 기자, 부시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관리, 그리고
미국 정계를 쥐고 흔드는 거물들이 가득 메운 이날 행사에서 정치 풍자가
데니스 밀러는 동,서독을 과거의 연기경력 때문에 관객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두명이 배우에 비유, 폭소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