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엊그제 내놓은 <우리경제의 서비스화 현황> 보고서는 적지않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우리 서비스산업이 제조업의 확대재생산을 뒷받침해주는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되지 못하고 놀고 먹고 마셔없애는 향락위주의
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산업은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그 비중이 늘어나게 돼있다.
우리나라도 GDP(국내총생산)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5년
40.7%에서 87년엔 44.7%로 4% 포인트나 늘어났다.
그러나 그 비중의 증가가 한은보고서에서 처럼 그 같은 방향으로 이루어
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앞으로 수정조차 어려워지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서비스산업의 진행속도나 그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많이 지적돼 오던 터였다.
서비스산업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볼수 있다.
하나는 금융 보험 정보 통신 연구개발 수송 마케팅등 기업수요의존형이다.
전문서비스라고도 한다.
이런것들은 제조업에 고부가가치를 창출케 해준다.
확대재상산을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오락 숙박 음식 의료사업처럼 소비자수요 의존형이다.
최종수요서비스라고도 한다.
소비자욕구를 충족시켜줄 뿐 재생산에 기여를 거의 하지 못한다.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전자가 더 발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고서는 정반대의 현상을 고발하고 있다.
전자의 비중이 75년엔 59.3%이던 것이 87년엔 55.3%로 4%포인트나 줄어
들었고, 후자가 역으로 그만큼 늘어났다.
그동안 경제가 성장을 했어도 제조업 재창출을 돕는 기업 의존형
서비스에 힘입지 못하고, 놀고 먹어 없애는 향락산업에 더크게 의존해
왔다는 것을 알수 있다.
최근 우리 경제성장의 질이 좋지않다는 지적도 바로 이런 관점에서
관찰될수 있다.
기업의존형 서비스가 빈약해지면 제조업은 그만큼 부가가치상품을
창출하는 기능이 약해져 경쟁력이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이와같은 과정중 서비스산업이 제조업을 유도하는 기능이
약해있다.
서비스산업 비중이 소비자수요의존형에 점점더 기울어 새로운 가치창출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껏 해야 놀이기구나 음식산업을 창출할 뿐이다.
이런 것은 제조업을 한단계 더 발전시키는데 기여를 못한다.
일본은 서비스와 제조업이 바람직한 형태로 기능을 해주고 있다.
기업의존형 서비스가 제조업에 투입되는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제조업도, 서비스산업도 보조를 같이해 가면서 신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그 투입비중이 줄고 제조업은 발달하지 않으며 서비스산업만
비대해지고 있다.
제조업 공동화현상이 일찍부터 일어나 이제는 서비스산업 성장둔화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우리도 기업의존형서비스의 제조업투입비중이 75년 12.5%에서 85년 12%로
줄어들고 있다.
불행하게도 미국형을 닮아가고 있다.
미국은 그래도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기반을 그런대로 갖고 있다.
그런 기반조차 미처 다지지 못한 우리 경제가 미국형으로 간다는 것은
건전한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될것이라는 예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 시정책으로는 당장은 유흥업소등 향락산업의 더 이상의 번창을 막고.
해외로부터 개방의 물결을 타고 들어오는 음식업의 합작투자도 선별인가
해야 한다.
길게는 중소기업을 육성, 생산직 일자리를 늘리고 생산적인 철학을 갖는
교육정책개발도 서둘러야 된다고 지적되고 있다.
젊은 근로자들이 손에 기름 묻히는 것을 더이상 마다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