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언론들은 15일 노태우 대통령이 과거 역사에 대한 아키히토 국왕의
명확한 사죄에 강한 기대를 표명하고 나섬으로써 일본 정부가 어려운 입장에
놓이게 됐다고 논평했다.
*** 일본정부 어려운 입장에 놓이게 돼 ***
아사하, 요미우리, 마이니치등 도쿄에서 발행되는 주요 일간지들은 노대통령
기자회견을 일제히 1면 머리기사로 다루면서 일본정부는 당초 아키히토국왕이
상징국왕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추상적 표현으로 사과하고 가이후
총리가 보다 구체적인 표현으로 사죄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노대통령이 아키히토 국왕의 사죄에 기대를 표명하고 나섬으로써 기존
방침의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노대통령이 간접적인 표현이지만 국왕의 사죄에 기대를
표명한데 비해 자민당은 당 4역회의의 견해로 정부측에 "신중한 대응"을 요청
함으로써 국왕발언내용을 둘러싼 정부-여당의 의견조정은 노대통령의 방일
직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양국 국내 사정 서로 얽혀...가이후총리의 정치적 결단 좌우 **
이 신문은 이어 노대통령의 발언은 한국국민의 여론을 업고 있는데 반해
자민당의 입장은 헌법과 관련되는등 서로의 국내 사정이 얽혀 있어 이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과거를 청산, 미래지향적 관계구축"을 목표로 한 노대통령의
방일이 한일간의 새로운 "불씨"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지적하고
최종적으로는 가이후 총리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국면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사히 신문도 일본정부는 당초 국왕이 구헌법에서는 한반도의 통치자였지만
현재는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발언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에 따라 아키히토
국왕은 고 히로히토 국왕이 84년에 한 발언의 범위내에서 추상적 표현으로
사과하고 대신 가이후 총리가 정상회담석상에서 보다 진전된 표현으로 사죄
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노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기존 방침의 재검토가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봤다.
*** 일본측 기존방침 재검토 불가피 ***
마이니치 신문도 노대통령의 발언은 양국관계의 장애를 제거하겠다는 열의
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일본측이 이같은 열의에 어디까지 응할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동반자 관계형성에 열쇠가 될 것이라면서 사회당은 전쟁
책임과 반성을 국회 결의로 채택하자고 제의하고 있어 이 문제는 일본
여/야의 정치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