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의 5월말 미국방문이 매듭단계에 와있는 시점에서 6월하순
으로 예상되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방미일정이 같은 5월말로
앞당겨 확정됨으로써 한/미/소 3국 정상들의 워싱턴 3각접촉 여부가 새로운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 성사되면 한반도문제 전기기대 ***
노대통령의 미국방문은 일본/캐나다에 이어 멕시코를 방문하는 길에 5월
29일, 30일 양일동안 워싱턴에 들러 조지 부시대통령과 한차례 오찬회담을
갖는 것으로 추진돼 왔으며 거의 확정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이나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곳 관계자들이 확인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지난 10월 미국을 공식방문한바 있는 노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당초 동구
사태, 3당합당, 한소간의 수교전망 등 그동안 세계정세와 국내정치 상황에
새로운 변화가 있었고 주한미군 철수문제가 본격 거론되는등 양국간의
현한도 생긴데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방문하는 길에 가능하면 양국 정상간에
기존 우의를 돈독히 활 기회로 활용한다는데 의미를 부여할수 있었다.
*** 고르비, 29일 미국방문 예정 ***
여기에도 고르바초프의 방미가 5월하순으로 예정돼 있어 어쩌면 한소 수교
이후의 반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외교적 노력이 미국의 중개로
전개될지 모른다는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일정이 앞당겨짐으로써 노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정식으로 확정될 경우 지금까지의 평면적인 것에서부터 전혀 새롭고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고 볼수 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고르바초프는 29일 미국을 방문, 30일부터 6월3일
까지 부시대통령과의 공식일정을 갖게 돼있다.
공산주의 소멸, 냉전종식, 동서긴장완화, 한소수교전망 이라는 급격한
정세변화의 와중에서 한국와 소련의 정상이 똑같은 시기에 부시 미대통령과
만나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치고는 너무도 공교로우며 결코 간과해버릴수
없는 사태의 전개인 셈이다.
*** 한 - 소 수교전망 성숙해 가능성 커 ***
우리 정부가 고르바초프의 방미일정이 앞당겨질 것을 미리 알고 노대통령
방미를 추진한 것 같지는 않으며 또 현실적으로 같은 시기에 워싱턴에
동숙한다고 해서 노태우-고르바초프 회동이 반드시 성사되리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소한 같은날 한소정상이 부시대통령을 매체로 대화를
나눌수도 있다는 상황이 조성된 것은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3각접촉보다는
효과면에서 훨씬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세 정상이 한 곳에 있다는 상황은 특히 고르바초프가 김영삼 민자당최고
위원과 만났고 또 한수수교전망이 성숙했다는 분위기가 함께 정상들간의
대화에서 한반도문제가 다른 어느때보다 자연스럽고 비중있게 거론될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요인으로 볼수있다.
이런 의미에서 노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노-고르바초프의 워싱턴회동 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어느 방미보다도 중요한 여행으로 부각되는 것 같으며 금상
첨화로 노-고르바초프 조우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한수수교, 미-북한관계
개선, 남북대화, 유엔가입, 한반도 긴장완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하나의 커단란 이정표를 기록할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