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양상선의 89년도결산 정기주주총회가 23일 서울중구남대문로 대한화재
빌딩에서 소집됐으나 성원미달로 87,88년에 이어 또다시 무산됐다.
대주주인 고 박건석회장 유족이 불참, 출석률은 20만9,777주로 발행주식
765만321주의 2.74%에 불과했다.
*** 은행관리하에서 작년 121억원 순이익 ***
범양은 외환은행의 관리를 받는 비정상적인 경영아래서도 지난해 121억원
의 순이익을 내 88년 151억원에 이어 2년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순이익 121억원은 지난 1월 해항청이 잠정 집계한 42억원보다 79억원 많은
것이며 34개 외황선사중 현대상선(380억원)에 이어 두번째다.
*** 소액주주들, 유족이라도 3년연속 불참은 "너무" ***
이날 주총에서는 의사정족수 미달로 회의 불성립이 선언되자 한 소액주주
가 발언을 요청, 아무리 유족이라지만 3연연속 주총을 무산시킨 것은 회사
에 전혀 관심이 없는 처사라고 항의하며 오배근사장에게 이같은 소액주주의
뜻을 유족들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 유족, 법원에 공판연기신청 ***
한편 범양상선 정상화의 열쇠라고 할수 있는 서울신탁은행과 유족들간의
주식인도에 대한 서울민사지법소송은 양자가 타협을 위해 최근 법원측에 심리
공판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서울민사지법에 따르면 서울신탁은행과 유족들은 최근 법원측에 지난 88년
서울신탁은행이 유족을 상대로 낸 범양주식 50.19%에 대한 인도청구소송의
심리공판을 오는 5월까지 잠시 중단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는 것이다.
*** 유족 - 은행간 타협가능성 ***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는 서울신탁은행등 채권은행이 범양의 매각에 필요
한 과반수의 주식을 확보하는 대신 범양계열사중 하나를 유족들에게 넘기는
막후협상이 최근 진행중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만일 채권은행과 유족간에 협상이 원만히 진전된다면 범양
상선의 정상화는 정부개입없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