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크렘린 당국은 지난 79년 바르샤바 주재 KGB(국가보안위원회) 지국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암살하는데 이용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수집토록
명령했었다고 미국으로 망명한 전KGB 요원이 2일 폭로했다.
지난 80년 부인과 자녀들을 데리고 제3국을 통해 미국으로 망명한 전KGB
요원 빅토르 셰이모프(43)는 이날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자신이
KGB 통신국의 암호 해독 전문가로 바르샤바에서 근무할 당시 한 KGB 장군
으로부터 "교황에게 ''신체적으로 가까이 접근(KGB 용어로 암살을 지칭)''할수
있는 모든 정보를 입수하라"는 유리 안드로포프 당시 KGB국장이 보낸 전문
에 관한 얘기를 들었으며 망명직후 이 사실을 미국 CIA(중앙정보국)측에
귀뜀해 주었다고 밝혔다.
셰이모프는 이어 그 장군으로부터 안드로포프가 "사회주의 국가의 인민이
교황으로 선출되는 것을 어떻게 허용할 수 있느냐"며 불평한다는 사실도
들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CIA가 교황암살사건 수개월전에 자신이 제공한 정보
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